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신장실에서의 감염 사례도 발생하자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 등 유관 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인공신장실의 특성상 감염 사례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 이에 따라 학회는 대회원 권고를 내는 것은 물론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며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3일 대한신장학회 등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2차 판데믹으로 인해 전국 인공신장실에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가 정체기를 보이던 7월까지는 인공신장실과 관련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8월 26일 서울과 경기도 3개 의료기관에서 간호사와 환자들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사례가 늘고 있는 것.
현재 신장학회의 조사 결과 인공신장실과 관련한 확진자는 전국 총 21개 의료기관에서 투석 환자 27명을 포함해 의료진 10명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학회에 보고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이로 인해 신장학회는 코로나 대응위원회를 구성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장학회는 대회원 공지를 통해 전국 인공신장실에 권고문을 보내고 기관 단위의 방역을 주문한 상황이다.
우선 학회는 이를 통해 인공신장실 내부에서 식사와 음료 섭취를 즉각 중단하고 마스크를 벗는 행위를 강제로 막으라고 주문했다.
투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상당수 인공신장실에서 식사와 음료 등을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권고다.
이와 함께 학회는 코호트 격리 투석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혹시 모를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한 사전적 예방 조치다.
또한 학회는 사전에 마련했던 인공신장실용 코로나 감염 대응 가이드라인도 현 상황에 맞춰 새롭게 개정해 다시 배포했다.
혈액 투석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가 주 3회 외래로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만큼 자가격리 자체에 제약이 따르는데다 투석 자체가 밀접한 공간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방역 지침을 새롭게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신장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말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침대 간격을 유지할 것과 격리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의 경우 자체 격리 투석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학회는 이러한 인공신장실들의 노력을 감안해 정부에 이에 대한 지원책도 요구하기로 했다.
인공신장실의 특성상 투석 치료를 미룰 수가 없고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호소다.
이에 따라 학회는 보건복지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질병관리본부에 이같은 상황을 전달하고 지원을 요구한 상태다.
대한신장학회 임원은 "아무리 철저한 방역 체계를 갖춘다고 해도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투석 환자들의 특성과 인공신장실의 운영 구조상 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또한 치료 일정을 연기할 수 없는 환자의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몇 차례나 이같은 문제를 건의했는데도 정부가 강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며 "자체 노력에 대한 지원 없이는 불의의 사태로 문을 닫는 인공신장실이 늘며 투석 난민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