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기능저하증 처방, 동반질환별 실효성 엇갈려 65세 이상 노인층, 우울장애 '검증' 심근경색 '무용' 무게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합성 갑상선호르몬제제인 '레보티록신'의 실효성에 엇갈린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모두가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잡은 최신 연구결과이란 공통점은 있었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동반되는 질환에 따라 해당 호르몬대체요법의 개선혜택에는 평가가 달랐다.
갑상선기능저하로 인한 우울장애의 경우엔 레보티록신 치료가 보조적인 관리전략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노인 환자에서는 어떠한 개선효과도 없다는 무용론에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다.
▲이슈1. 노인 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장애, 레보티록신 '실효성'
현재 가이드라인을 보면, 레보티록신은 환자의 나이 및 질병의 정도, 다른 심장질환의 여부 등에 따라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점차적으로 약물을 증량해 나간다. 다만 치료 금기사항으로, 기초대사가 늘어나서 심장에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않으며 중증 협심증 환자, 빈맥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 심근염 환자 역시 금기사항에 해당된다.
통상 치료법으로는 단일제인 '씬지로이드' 등의 단독요법으로 사용되거나, 다른 종류의 갑상선호르몬인 티로닌의 합성 형태인 '리오티로닌'과의 복합제로도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먼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와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의 갑상선 기능저하와 우울장애 치료를 위한 레보티록신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임상내분비학회지(Clinical Endocrinology) 9월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Clin Endocrinol. 2020;93(2):196-203).
무엇보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서 빈번히 관찰되는 우울장애 개선을 놓고, 갑상선호르몬 대체요법으로의 레보티록신 효과를 파악한 것이 핵심이다. 지금껏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우울한 증세 개선에는 레보티록신 대체요법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명확치 않았기 때문.
장 교수팀의 연구에는 65세 이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24명이 등록됐다. 이들에 '노인우울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 이하 GDS)' 및 '갑상선기능항진 증세척도(Hyperthyroid Symptom Scale, 이하 HSS-K)' 변화를 비교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환자들에서 레보티록신을 고용량으로 사용했을때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는 감소했다. 반면 레보티록신을 연구시작시 용량으로 전화했을때에는 다시 정상화됐다.
또한 혈청 '유리티록신(free thyroxine, 이하 FT4)' 수치 및 HSS-K 지표는 연구기간내 어떠한 변화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GDS-K 지표는, 레보티록신의 용량을 증량했을때 우울증 척도가 개선됐으며 연구시작시 용량으로 전환했을때에도 이러한 개선효과는 유지됐다.
더욱이 높은 혈청 TSH 농도는 연구시작 당시 우울한 기분장애를 가진 환자(GDS-K 지표 10점 초과)에 높은 GDS-K 스코어 및 우울증 위험 모두에서 개별적으로 관련성을 보였다.
장 교수팀은 "갑상선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한 노인층에서는 레보티록신 용량이 증가할 수록 갑상선항진증 증세나 징후 없이 우울장애 개선이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갑상선기증저하증 기반 기분장애를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저용량 레보티록신 치료가 우울장애에도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2. 심근경색 동반 무증상 노인, 레보티록신 '무용론'
반면 레보티록신의 사용에 반대 견해를 낸 쪽도 있다. 다름 아닌,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의 경우에서다.
최근 급성 심근경색 및 경증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subclinical hypothyroidism) 환자에서 레보티록신을 사용했을때, 기대를 모았던 좌심실 기능개선에는 어떠한 혜택도 없다는 연구 결과지를 발표한 것이다. 영국국립보건연구원(NIHR) 주도로 진행된 'ThyrAMI-2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회지 JAMA 7월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뉴캐슬의대 임상연구센터 사만 라즈비(Salman Razvi) 박사는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략 성인 인구의 10%에서 나타난다"며 "일부 추적관찰 연구들을 보면,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에서는 치료성적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는 것이 문제 중 하나"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결과 심근경색과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동반한 환자들에서 레보티록신을 사용하는 것에는 어떠한 혜택도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평균 연령 63.5세인 95명의 환자들이 등록됐다. 이들 모두는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급성 심근경색을 진단받은 환자들이었다. 환자들의 69%는 심전도상 ST분절 상승 심근경색 소견을 보였다.
특징적으로 임상 참여자들은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thyrotropin)' 수치가 4.0mU/L를 넘겼고, 갑상선 기능의 지표가 되는 '유리티록신(free thyroxine, 이하 FT4)' 수치가 정상인 경우도 7일~10일중 이틀 정도에 해당됐다.
52주간에 걸친 연구는 전체 95명의 환자중 46명에게 레보티록신 25μg 투약을 시작해 50μg 용량까지,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0.4~2.5mU/L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진행해 대조군(위약군)과의 결과를 비교했다.
일차 평가지표는 치료 52주차 좌심실박출률(LVEF) 변화를 평가했다. 이차 평가지표는 좌심실 용적 변화 및 경색 크기, 이상반응, 환자들이 보고한 건강상태 보고, 건강관련 삶의질, 우울증 등이었다.
그 결과, 좌심실박출률 변화는 레보티록신 투여군과 위약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시작시 대비 치료 52주차 LVEF 변화는 레보티록신 투여군의 경우 51.3%에서 53.8%로 변했고 위약군은 54.0%에서 56.1%로 개선됐다. 보정결과 두 치료군간 0.76%의 차이가 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것.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한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서 좌심실기능 개선이나 보존에는 레보티록신의 혜택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최신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도 이러한 환자 관리전략에는, 임상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