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의사 측 대형로펌 선임 후 항소심 및 보석 신청 세브란스병원 동료 의사들 중심 탄원서 모으기 움직임
장폐색 환자에게 장정결제를 투입, 사망에 이르게 해 법정구속까지 당한 대학병원 교수에 대한 재판이 쌍방 항소로 진행될 예정이다.
의료사고 당사자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 이어 검사도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화기내과 교수 측은 대형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법정 구속 사건에서 검찰 측이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정 모 교수에 대해 금고 10개월 선고 후 법정구속했다.
이에 정 교수 측은 법원 선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1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검찰 측도 16일자로 항소했다.
의료전문 A변호사는 "검찰의 항소는 일반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에도 금고 1년 이상 선고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검사 입장에서는 법원 판결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구치소에서 하루빨리 나오기 위해서는 보석 신청밖에 없는 상황. 정 교수 측은 대형로펌을 선임해 항소심과 보석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정 교수가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힘이 될 수 있는 탄원서 모으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S병원 의료진도 구속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
실제 정 교수와 함께 소송에 휘말린 당시 전공의도 "헌신적으로 환자 진료에 힘써 왔던 분이다. 도주 위험이 없다는 게 확실함에도 법정 구속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다"라는 내용의 호소문과 함께 동료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의료전문 변호사들은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변호사는 "판사는 의료사고의 특수성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과실이 있는데 왜 합의를 하지 않는가 하는데 집중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다, 과실이 없다, 인과 관계가 없다고 항변하지만 재판장 입장에서는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는데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정구속 후 바뀐 사정이 있어야 법원 입장에서도 보석을 허가해 줄 것"이라며 "바뀐 사정은 당연히 유족과의 합의"라고 덧붙였다.
의료전문 B변호사도 "피해자의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1심 판결이 살아있고, 진료 감정 회신이 따로 온 것도 없다"라며 "보석을 받으려면 유족과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