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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항암제 접근성 지적에 신중한 정부 "재정 고려해야"

발행날짜: 2020-10-20 15:48:29

서울성모 강진성 교수, 국감 참고인 출석해 '선급여-후기준' 마련 주장
김용익 이사장‧김선민 원장 "사회적 합의 우선" 사실상 거부

국정감사에서도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 등 고가약제에 대한 '선급여-후기준' 마련 제도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모두 '재정' 문제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사진 제공 :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항암요법연구회장)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고가 약제 접근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이날 강 교수는 "신약이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되려면 심평원의 경제성평가를 받은 뒤 건보공단과 약가협상을 해야 한다"며 "이 과정이 오래 걸린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350일이 걸린다고 말하지만 여기에 자료 보완기간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령 폐암환자에게 고가 항암제를 1차요법으로 사용하기 위한 심사가 3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분담제를 도입했지만 솔직히 현장에서 체감하기는 힘들다. 실제 위험분담제에 따른 건강보험 등재 단축효과는 미미하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강 교수는 신약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급여-후기준' 마련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을 제안했다.

일단 중증환자에게 신약을 사용하게 하되 추후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약값을 정산하자는 의미다.

왼쪽부터 김선민 심평원장,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진 제공 :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하지만 건보공단과 심평원 모두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실상 어려울뿐더러 건보공단과 심평원 두 기관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자칫 약값을 정부가 비싼 가격으로 설정하게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급여 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검토는 해보겠지만 약가 설정에 대한 우려와 건강보험 재정의 대한 문제도 있다는 점을 말하겠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심평원 김선민 원장 역시 "희귀질환과 암 환자의 마지막 희망인 고가항암제 접근성 문제는 사회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암환자의 평균수명을 1년 연장하기 위해 10억이 넘는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런 경우 다른 질환이나 약제를 써야 할 환자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신약 접근성에 대한 노력은 하겠지만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결정하기에는 매우 어렵다"며 "앞으로 관련 기관, 의료계와 협력해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