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국정감사 통해 '공동위원회' 운영 의지 드러내 의료계‧업계 모두 평가 논의 기구 상설화 필요성 제기
의료행위와 치료재료의 빠른 건강보험 등재.
이는 전문과목별 학회나 의료기기업계 등에서 지난 몇 년간 제도개선을 요구해 왔던 사안들이다.
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국정감사에서 의료행위-치료재료 연계 항목 검토를 위한 공동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제도개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27일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심평원은 이미 지난 2011년 '의료행위-치료재료 공동 전문평가위원회'(이하 공동 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복지부의 '행위 치료재료 등의 결정 및 조정기준' 상으로 심평원은 두 개 이상 전문평가위원회를 공동으로 회의를 운영할 수 있다. 심평원은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뿐 아니라 치료재료, 인체조직, 질병군으로 나눠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심평원은 2011년 공동위원회를 한 차례 실시한 전례도 있다. 그러나 심평원은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시해오지 않다가 2018년부터 재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2018년부터는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을까.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2019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한 차례 실시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국회에 제출한 주요 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2019년의 경우 3월에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각각 6개 항목에 대한 심의를 한 것이 전부였다.
2020년의 경우도 지난 5월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각각 3개, 9개 품목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뒤 추가적인 회의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공동위원회 운영을 재개한 후 최근 2년 동안 회의는 단 두 차례만이 진행됐다.
이를 두고선 심평원 측은 의료행위와 함께 사용하는 치료재료의 검토 기간이 맞아야 공동 위원회 항목으로 상정, 논의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검토할 수 있는 항목이 의료행위와 그에 따른 치료재료가 한정적이라 정기적으로 개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반면, 의료계와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공동위원회를 상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행위 혹은 치료재료 둘 중 하나가 통과되지 못해 발목이 잡혀 있는 사안들을 동시 진행하면서 두 검토 항목 간의 문제점을 서로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중심병원 지위를 가진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심평원이 의료행위와 치료재료를 동시에 평가하는 위원회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며 "의료행위로 인정받지 못해 검토조차 못받는 치료재료가 상당하다. 논의하는 과정을 상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기기업체 대표도 "의료행위와 치료재료의 검토기간이 맞아야지만 공동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핑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을 거친 획기적인 치료재료라도 의료행위 논의 과정에서 발목이 잡혀 논의조차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시에 테이블에 올려 논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새로운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기존 의료행위에 새로운 치료재료 등 투트랙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의료행위와 치료재료를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전까지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