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초기 몰리는 노인독감 접종 추세 일단 관망 변화 개원가 기존 물량 반납하는 곳도…코로나 우려 여전
정부가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불신이 계속되면서 접종 기피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당장 개원가에서는 백신이 남아도는 것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개원가에 따르면, 지난 주 본격적으로 독감백신 사망 이슈가 불거지면서 21일부터 예방접종 환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예년같으면 지금쯤이면 백신성수기에 해당된다. 노인독감백신접종의 경우 접종대상이 가장 많고, 소아 접종과 달리 접종기간 앞쪽에 접종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접종기간 시작과 동시에 대기줄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개원가는 지난 26일 62세~69세 NIP독감백신 접종이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개원가가 한 주 중 가장 바쁜 월요일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도 예방접종 환자 급감은 독감백신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A이비인후과 원장은 "지난 주 수요일부터 예방접종을 하겠다는 환자가 크게 줄어든 이후 발길이 끊긴 상태다"며 "26일도 월요일과 접종시작이 겹쳤음에도 하루 동안 접종환자를 5명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내과 B원장 또한 "예년과 비교했을 때 접종환자가 10분의 1 수준보다 더 아래로 떨어졌다"며 "환자들의 우려감이 큰 상황으로 일부는 무료접종 대신 비급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청와대까지 나서며 독감백신에 대한 보건당국의 결론 발표에 신뢰를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환자들의 우려감을 불식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
B 원장은 "안심과 안전은 다른 영역이고 아직 접종시기가 남아있으니 급하게 맞을 필요 없다는 생각도 깔려 있는 듯하다"며 "현장에서도 접종 자체에 우려가 있어 증상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연락을 바로 주라고 강조하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하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는 매년 부족했던 NIP독감백신 물량이 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방소재 가정의학과 C원장은 "매년 노인독감 NIP물량이 부족해 또 공급을 받거나 다른 의원으로 안내를 했었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오히려 물량이 남을 것 같기도 하다"며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경영입장에서 기존 비급여 물량도 고민이라 NIP물량은 이미 절반정도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주부터 꾸준히 언급된 코로나19 N차 펜데믹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더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A이비인후과 원장은 "11월 중순 정도가 접종이 효과를 보기 위한 마지노선 정도로 보고 있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독감이 유행할 경우 코로나19와 합쳐진 펜데믹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접종 기피로 이어지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