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파견 서울대 권용진 교수 감염일기 공개해 화제 대부분 감기나 독감처럼 지나가...환자들에 안심 당부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인 권용진 교수의 코로나19 감염 극복 일기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의료진들의 감염사례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상태를 전해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언제 걸렸는지도 몰랐다는 권 교수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으며 혹시 사이토카인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감기처럼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직끝나지 않은 만큼 감염관리에 만전을 당부했다.
교수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근육통이 있었지만 환절기 감기몸살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날 아침 냄새가 안난다는 생각이 들어 식초병을 맡아봤고, 역시나 코끝을 강타하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 의심속에 진단을 받았고 역시 코로나로 판명됐다. 문제는 어디서 걸렸는지도, 접촉한 사람도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가장 불안했던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공포였다. 확산을 막기 위해 접촉했던 사람들을 연락했고 다행히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권 교수가 느꼈던 본격적인 코로나 증상은 진단 후 3일만에 나타난 미열과 근육통이었다. 이순간 사이토카인 스톰이 생기지는 않을지, 집에도 못가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아닌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고, 차마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와중에 지난 수개월간 치료받은 환자들의 통계를 믿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UAE에서 35명의 한국인 확진자가 모두 무사히 완치된 점, 특히 60대 지병이 있던 분도, 1주일 이상 열이 나서 입원을 했던 분도 모두 시간이 지나고 좋아졌다는 점에서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만에 하나 내가 나쁜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너무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다행이 통계처럼 열은 내렸고 3주가 지나고 격리는 해제됐다.
권 교수는 “돌이켜보면 코로나는 독감에 걸렸을 때보다 훨씬 가볍게 지나갔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심리적 공포였다”면서 “통계적으로 65세 이하의 경우 지난 5년간 사망률을 비교해보면 코로나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보았음에도,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누구든 감염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코로나의 특성을 이미 파악한 현재에는, 코로나의 나쁜 사례보다 다른 질병들과의 비교, 완치되는 과정 등이 더 많이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미 생겨버린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적었다.
말미에 그는 해법도 제시했다.
권 교수는 “마스크와 손씻기는 편집증적으로 하되, 코로나에 대한 이해와 인식은 과학적 근거와 통계를 공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이글이 코로나로 투병 중인 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또한 대부분 감기처럼, 독감처럼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