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석 병원장, 비전 2035 통해 병동 과밀화 해소 등 방향성 제시 희귀·난치환자, '단기돌봄' 등 퇴원 후 가정간호 연계 시스템도 구축
"1985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건립된 당시만 해도 6~7인실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의료환경에는 맞지 않는다. 1~2인실중심으로 환경을 새롭게 바꾸겠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김한석 병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린이병원의 비전 2035'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병원장에 따르면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1인실은 1실이 전부이고 80%이상이 6~7인실을 차지하는 구조로 과밀화가 극심한 상황.
보호자를 위한 공간은 물론이고 화장실 또한 공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다. 심지어 소아환자의 유모차를 둘 공간도 협소하다. 이런 탓에 늘 환자들로부터 병동 공간에 대한 불만에 시달려왔다.
비전 2035의 큰 축은 공간의 재개편. 특히 2025년까지 사업비 250억원을 투입해 7개 병동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감소한 병상 수를 고려해 병동 1개를 늘릴 계획이다.
김 병원장은 "소아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1인실을 대폭 늘리고 환자 보호자를 위한 휴식과 상담공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대에 맞지 않는 6~7인실은 폐지하고 1~2인실을 50%이상으로 확대하고 병동당 34병상에서 26병상으로 병상 수를 줄여 밀집도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25년까지의 프로젝트. 사업비 250억원을 투입해 7개 병동을 리모델링하고 1개 병동을 증설 또한 병동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국내 최초로 어린이병원형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도입한다.
김 병원장은 "소아환자는 성인환자 대비 더 많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만큼 인력 등 기존 간호간병서비스 제도와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며 "현재 간호사 비율을 1:4(성인 간호간병서비스 간호사 비율 1:10)로 운영, 그에 맞는 수가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아환자 특성상 간호사 이외 보육사 등 비의료인 채용이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비전 2035에는 희귀,난치성 소아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병원 치료에 이어 가정간호까지 시스템도 담았다.
김 병원장은 "최근 출생률 감소로 절대적인 소아환자 수는 줄고 있지만 중중·희귀난치성질환이 늘면서 어린이병원의 환자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완치가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으로 퇴원후 케어까지 신경써야한다"고 전했다.
그런 취지에서 서울대어린이병원은 국내 최초로 2022년부터 중증소아 단기 돌봄센터를 운영에 돌입한다. 이는 뇌병변 장애 등 인공호흡기 등 기계에 의존해 가정에서 간병, 보육 중인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가족에게 단기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 1회 6일, 연간 14일 단기입원이 가능하다.
이어 단계적으로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아수술장 확장 및 소아중환자실 기능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그는 "소아수술장 확장과 더불어 하이브리드 수술방과 CT 장비를 확충하고 소아중환자실도 전 병상 격리실화할 것"이라며 "심장, 뇌 전문 소아중환자 전문의도 확충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한석 병원장은 소아환자는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재원인 만큼 적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아환자 치료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인정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일본 국립대병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병원의 경우 약 25~30%의 지원금으로 운영하는데 한국도 일본 수준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병원의 경우 기부금 모금 활동이 법적으로 제한돼 있어 아쉽다"며 "해외의 경우에도 기부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에도 후원금이 자리잡아 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