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중증 난치 질환 중 크론병이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염증 패턴 점수에 따라 위험도를 분석한 것으로 역학 연구의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연구진은 최근 성인 약 2만 9천명을 대상으로 식사패턴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간의 연관 관계에 대한 30년간 진행한 전향적 코호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식사 패턴으로 분석한 식사 염증 패턴(EDIP, empirical dietary inflammatory pattern)점수와 크론병 발병 위험도를 분석한 것이 골자.
연구진은 18개의 식품군의 섭취 빈도를 설문 조사해 각 식품군의 염증유발 가중치를 합해 점수를 산출했다.
식사 염증 패턴 점수로 3개의 혈중염증지표(C-반응성단백질, 인터루킨-6, 종양괴사인자수용체2)가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식사 패턴을 통해 염증 유발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최초 점수를 측정하고 8년 후 재조사에서 측정된 식사 염증 패턴 점수를 3개 등급으로 나눠 염증성 장질환 발병 위험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기준은 식사 염증 패턴 점수가 지속적으로 낮은 하위 등급의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 그룹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 결과 식사 염증 패턴 점수가 높은 식사 패턴을 유지한 상위 등급 그룹은 크론병 발생위험도가 1.7배 높았다. 또한 8년 사이에 점수가 낮은 하위 등급에서 상위 등급으로 식사 패턴이 바뀐 그룹은 크론병 위험도이 2배 증가했다.
반면 상위 등급에서 하위 등급으로 점수가 낮아진 그룹은 지속적으로 하위 등급 식사패턴을 유지한 그룹과 같은 정도로 크론병 위험도가 감소했다. 반면 식사 패턴과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은 상관 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도 크론병 역학 연구에 큰 획을 그은 결과라도 평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질환에 대해 예방 전략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염증성 장질환센터 김효종 교수는 "식사 염증 패턴과 크론병 발생위험도를 8년의 기간 동안 연구한 결과로 매우 의미있는 연구"라며 "특히 상위에서 하위 등급의 식사 패턴으로 변경한 그룹에서 크론병의 위험도가 감소했다는 것은 발병 이전에 평소 건강한 식사 패턴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한 유용한 역학 연구"라고 설명했다.
같은 센터의 이창균 교수도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발병에 환경 요인이 미치는 영향이 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라며 "경희대병원 염증성 장질환센터도 이미 크론병 환자들에게 올바른 식사패턴을 적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영양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간의 세균총 차이에 대한 연구를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