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약물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어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약물의 발전 등으로 실제 부작용 사례는 극히 드문데도 환자 10명 중 3명은 부작용 우려로 인해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는 등의 문제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피부과학회는 피부과 약물에 대한 편견을 조사하기 위해 피부과에서 처방을 받아본 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2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환자의 상당수는 피부과 약물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환자의 79%가 피부과 약물이 독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부과학회 박천욱 회장(한림의대)은 "과거에 나병으로 불리던 한센병의 치료를 피부과에서 담당하면서 피부과 약이 독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무좀 치료제 등으로 사용했던 항진균제의 부작용 사례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실제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피부 질환의 경우 장기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이를 중단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무려 26%에 달했다.
이유도 역시 같았다. 피부과 약물의 장기 복용 등에 대한 부담감이 1순위로 꼽혔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해 건선 등은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필수적인 질환"이라며 "자칫하면 전신 염중으로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발생 위험율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환자의 85%는 약물 복용 후에 질환이 호전됐을 뿐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지난해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서 보고된 약물 부작용 건수 총 4301건 중 피부과 약물의 경우 43건으로 1%에 불과했다.
박천욱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볼 수 있듯 피부과 약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캠페인과 유튜브 채널 개설 등을 통해 약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며 이같은 오해를 바로잡아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