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간호사회, 유연근무제 언급 복지부‧여당 규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와 처우개선 주장
간호사 다양한 근무 형태 도입의 일환으로 유연근무제가 대안으로 제시된 가운데 제2의 간호 인력의 공백을 만들 수 있다며 비판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 행동하는간호사회(이하 간호사회)'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간호사 근무 형태 도입'을 위한 토론회 논의를 지적했다.
지난 16일 열린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간호사 근무 형태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이 15.4%로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단축시간제, 휴일전담제, 2교대제, 고정근무제, 재량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 형태(유연근무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송영조 의료자원정책 과장은 "현재 국회에서 유연근무제 관련한 예산을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범사업 실행방안과 실제 도입한 사례도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임상 간호사 등 이해당사자가 배제된 채 진행된 논의 과정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간호사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만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간호사회의 지적.
간호사회는 2018년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토대로 간호사의 주요 이직사유는 낮은 급여수준,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에 의한 것이 47.06%라고 밝혔다.
또한 유연근무 도입목적을 업무집중시간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 최소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병원현장에서 업무집중시간과 아닐 때를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간호사회는 "병원 간호사들에게도 단축시간제는 이미 임신간호사에게 부여하는 제도로 나와 있다"며 "하지만 환자상태와 업무파악이 없는 간호사 업무는 병원현실에 부합하지 않아서 하루휴가로 변형 실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간호사회는 높은 노동 강도로 OECD 국가 중 신규 간호사 배출은 매년 2만 명이 넘는 최상위를 차지하지만 활동 간호사수(50.2%)는 최하위인 현실을 외면하고 유연근무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발했다.
간호사회는 "유연근무제 도입 시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없으며 미국 등의 사례만을 인용해 유연근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며 "현장조건이 다른 상황을 무시하고 단순하게 외국에서 하고 있으니 우리도 하면 된다는 식의 판단은 큰 오산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간호사회는 "지난 5월 정부에게 간호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했던 정부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와 대한간호협회는 보다 진정성 있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