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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첫 평가 나와...필요성 '인정' 만족도는 '글쎄'

발행날짜: 2020-12-17 11:18:49

은평성모 박형열 교수팀, 국내 첫 전화 진료 만족도 연구 결과 발표
전반적인 만족도 환자 86%, 의료진 49.7%로 극명한 차이 보여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한 가운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만족도 측면에서 환자-의료진의 평가가 엇갈렸다.

왼쪽부터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박형열, 권순용 교수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박형열 교수팀(교신저자 권순용)은 17일 전화 진료에 참여했던 환자와 의료진 대상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첫 전화 진료 만족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은평성모병원이 시행했던 전화 진료 참여 환자 6840명과 의료진 320명이었으며, 이 중 환자 906명과 의료진 155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연구결과, 전화 진료 전반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86%였으나 의료진 만족도는 49.7%에 머물렀다. 환자들은 편의성(79.9%), 상호 소통(87.1%), 신뢰도(87.1%), 재이용 의사(85.1%) 항목 모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의료진은 편의성(33%), 상호 소통(8.4%), 신뢰도(14.2%), 재이용 의사(35.5%) 모든 항목에서 낮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다.

의료진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추가 조사에서 의료진의 98%는 전화진료의 목적과 장단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85.8%가 코로나19 같은 비상 상황에서 전화 진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면 진료에 비해 환자 상태에 대한 설명이 어려웠다'(91.6%), '환자 또한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83.9%) 등 전화 진료의 안전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진료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의료진은 환자의 편의성(53%)과 감염 예방(22%)을 장점으로 꼽았고, 불완전한 환자 상태 파악(55%)과 의사소통의 어려움(15%)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전화 진료 등 원격 진료가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으로는 의료진의 48%가 '상처 소독이 필요한 수술 후 관리', 32%가 '대면 진찰이 필요한 유증상 환자'를 꼽았다.

의료진은 원격 진료 활성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영상 대면 진료'(40%), '원격 진료 플랫폼 개발'(27%), '의료 분쟁 예방을 위한 음성녹음 기술'(10%)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박형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은 편의성과 감염 예방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반면, 의료진이 경우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낮은 만족도로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의 원격 진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원격진료의 안전성 확보와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같은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원격 진료에 관한 SCI(E) 국제학술지 Telemedicine and e-HEALTH(IF 2.385) 온라인판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