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와 대확산으로 정부가 병상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현장 의료 인력을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장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존 인력의 소모와 함께 이탈 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은 23일 오전 코로나19 상황 속 의료인력 소진 문제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먼저 보건노조는 상급종합병원에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정부가 뒤늦게 병상 마련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현장의 심각한 문제를 직접 겪고 있는 의료 인력은 대책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노조는 "병상이 확보돼도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간호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며 "코로나19 장기화는 의료기관과 보건의료노동자를 소진시키고 일부 이탈까지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건노조는 "파견인력이 배치되고 있지만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그럼에도 보상·위험수당 등이 기존 의료 인력들과 차이가 커 11개월째 코로나에 대응해 온 의료인력은 심각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노조가 공개한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인력 수당 차이를 살펴보면, 기존 간호사 임금은 약 257만원인데 비해 파견 간호사의 임금은 약 930만원 수준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와 함께 보건노조는 환자 중증도 분류 시스템 미비로 의료기관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보건노조는 "중환자 병상 확보와 신속한 전원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치료 공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요양환자 등 환자군에 따라 인력 수요가 크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체계가 부재해 문제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환자 중증도별·질환군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을 통한 체계적인 병상·인력 운영과 간호업무 보조인력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끝으로 보건노조는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발생하는 손실과 공공의료 공백 문제를 제기했다.
보건노조는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의료기관 중 다수가 미비한 손실 보상으로 인해 병실을 열고 코로나 치료와 병행하고 있다"며 "결국 전담병원 내 많은 인력이 코로나 치료 이외 부서에 투입돼 환자 치료·간호 인력은 격무에 시달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노조는 "전담병원이 안정적으로 코로나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취약계층이 이용하던 공공의료기관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생긴 의료공백 문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