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 안기훈 교수팀, 전기‧빛 활용 신개념 치료법 제시 도넛 모양으로 자궁내 삽입...수축신호 감지해 조산 조기 진단
최근 대학병원들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를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신과 분야 디지털 치료가 최근 임상현장에서 치료목적으로 활용된 데에 이어 산부인과에서 '전자약'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도입된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팀(왕은진, 김희윤 연구원)은 6일 온라인 브리핑을 갖고 최근 진행한 '비침습형 전자약'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안기훈 교수가 제시한 비침습형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 대신 전기, 빛, 초음파를 이용해 신경회로를 자극해 대사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신체의 항상성을 회복 또는 유지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조산은 자연적인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궁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안 교수팀은 도넛 모양의 신경전극을 개발해 임산부의 자궁경부에 비침습적으로 삽입한 후,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개발한 신경전극은 자궁의 수축신호를 감지한 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어서 교감신경의 자극을 받으면 자궁 내 근육이 이완돼 자궁의 수축을 억제할 수 있는 전자약으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안 교수팀은 전자약을 조산 쥐와 돼지 모델에서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그 안전성 및 기능을 검증한 결과, 전자약을 통해 발생시킨 전기자극으로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 및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자약 개발을 책임진 안기훈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자궁수축억제에 대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왔지만, 미미한 효과와 부작용 때문에 새로운 기전으로 작용하는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적 필요성 때문에 개발을 진행했다"며 "이번에 개발된 최초의 자궁수축조절 의료기기를 통해 조산으로 인한 영아 사망 및 후유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함께 참여한 KIST 이수현 박사는 "개발된 도넛 형태의 전자약은 기존의 화학적 약물 기반의 치료법이 아닌 전기자극을 이용하여 자궁의 수축을 억제하는 치료기기로서 신개념의 의료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고대 안암병원과 KIST 중개연구센터(TRC- Translational Research Center)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학술지인 ‘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