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과 입원환자 전원 과정에서 방역당국과 의료현장 간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요양병원들이 지자체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과 입원환자 전원을 놓고 홍역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다발생에 따른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을 지자체에 권고한 상태이다.
방역당국은 전국 확진자 수가 일일 1천명대에서 400~500명으로 지속 줄어들면서, 이번주부터 커피숍 등 다중이용시설 일부 운영을 방역수칙 준수 하에 제한적 허용했다.
하지만 집단감염이 지속 발생하는 요양병원과 교회 등 고위험시설 방역 강화는 유지한 상태이다.
요양병원의 경우, 종사자 PCR 검사주기를 1주 2회로 단축해 선제적 검사를 확대하고, 긴급 현안대응팀을 구성해 감염 발생 시 초기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서울시와 경기도, 전남도 등에서 10여개 지정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 요양병원 지정과 타 요양병원으로 입원환자 전원 과정에서 의료현장과 괴리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요양병원협회가 최근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에서 민간 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강제 지정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을 전담 병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전국 지자체 운영 요양병원은 70여곳에 달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전담 요양병원 지정 후 발생하는 입원환자 전원이다.
지정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중 확진환자 발생으로 코호트 격리를 경험한 곳이 포함되어 있어 입원환자를 받겠다는 요양병원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경기 A 요양병원 봉직의사는 "확진환자 발생으로 코호트 격리된 요양병원 입원환자 전원 소식에 종사자는 물론 환자와 보호자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입원환자가 20% 가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민간에서 감염병 전담병원 참여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인천 B 요양병원 원장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감염병 전담 병원 참여는 생각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면봉을 이용한 PCR 검사주기가 1주 2회로 강화되면서 모든 구성원의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담병원에 입소한 요양병원 환자 보호자들의 민원도 만만찮다. 익명을 요구한 요양병원 의료진은 "정부 정책에 따라 환자를 전원조치할 수 밖에 없지만 해당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안감이 매우 높다"면서 "정부는 방역대책과 더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요양병원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게재된 바 있다.
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는 복지부, 지자체와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손덕현 회장은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과 입원환자 전원에 대한 요양병원들의 불안감과 거부감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지자체 운영 요양병원 20여곳만 지정해도 확진환자를 수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지자체 요양병원에서 전담하고 환자 전원은 복지부와 지자체가 협회에 요청하면 인근 요양병원에 협조를 구해 환자와 보호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의료현장에서 전담 요양병원 지정과 환자 전원을 수용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