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현 회장, 후원금 등 재정 안정화·수련연구 독자 사업 가능 의학연구지원금 보상책 경영진과 합의 "당직실 리모델링 진행"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가 재정 확보와 독자 운영을 위한 별도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백창현 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 인터뷰에서 "회계 투명성 제고와 수련 연구 독자 사업을 위해 중앙부처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연건동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인턴과 레지던트 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단체이다.
앞서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지난해 5월 교육부 비영리단체 등록을 마치고 세금계산서 발급을 위한 고유번호를 받았다.
비영리단체는 법인 심사 전단계이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의 사단법인 설립이 허가되면 수련병원 첫 전공의협의회 독립단체가 되는 셈이다.
백창현 회장(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은 "그동안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임기 1년 집행부마다 회비로 운영된 통장을 인계 받아 별도 통장을 개설하는 사모임 성격으로 운영되어 왔다"고 법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백창현 회장은 "비영리단체 등록에 이어 법인화를 통해 회계 관리 투명성과 대외활동 제도 등이 가능하다"면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 법인 설립 추진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협의회가 법인이 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선, 재정 안정화가 예상된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회비를 통해 한해 평균 1억원 예산으로 운영됐다.
전공의 수련 관련, 노무사와 행정사 지원비. 집행부 활동비. 사무국 운영비. 선거관리비, 경조사비. 문화행사 지원비. 인턴 입사 기념품 제작비 등 연간 소요되는 크고 작은 지출내역이 적지 않다.
법인으로 등록되면 되면, 회비와 별도로 기업과 개인 후원이 가능하다. 다만, 사단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사무국과 상주 인원은 필수이다.
수련 현황 조사 독자연구도 기대된다.
전공의법 시행 이후 주 80시간으로 수련기간이 단축되고 진료과별 수련 표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제식 교육이다.
인턴과 레지던트 그리고 진료과별 수련 및 진료 특성을 반영한 정부와 관련 단체의 연구비 신청이 가능해진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급여 체계와 당직실 개선도 집행부의 중점 과제이다.
지난해 상반기 설문조사 결과, 인턴 기준 시급 1만원 인상이 32.5%, 1만 5000원 인상이 24% 등으로 절반 이상이 급여 개선을 요구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서울대병원 경영진과 임금개선 TF팀을 구성해 별도 보상안을 도출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의학연구지원금 명목으로 인턴 70만원, 레지던트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전공의 당직실 개선도 추진 중이다.
기숙사 설립을 위해서는 서울대병원 이사회 예산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공의협의회와 경영진은 당직실 개선에 잠정 합의했다.
백 회장은 "상여금과 교통비, 식대 등에서 누락된 부분을 의학연구지원금으로 지급받기로 했다. 올해 1월 지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직실 리모델링을 위한 전공의 설문조사와 업체 미팅을 마친 상태"라면서 "경영진이 전공의들의 숙면과 연구 활동을 위해 최고 수준의 당직실 리모델링을 약속했다. 조만간 공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창현 회장은 "전공의는 여전히 노동자이자 피수련자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전공의들이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오는 9월까지 임기 중 별도 법인 설립과 연구를 통해 수련 체계화를 위한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젊은 의사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간다는 입장이다.
배은정 인재개발실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전공의협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수련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별도 법인 설립 추진은 젊은 의사들 바람이고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학연구지원금과 당직실 리모델링 등 전공의 처우 개선과 복리후생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