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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경증인가…의·정 중증 분류 체계 머리 맞대나

발행날짜: 2021-01-23 06:00:59

의료계, 복지부에 '복합상병' 실무협의체 제안…각 학회 의견 수렴
복지부 "별도 협의체 구성 여부 검토 아직…논의 필요성에는 공감"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가?

이 같은 과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댄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복지부와 의료계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증환자 축소를 주축으로 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안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가 별도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복지부와 의협, 병협, 26개 전문과목 학회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체 구성도 검토키로 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의 최근 의정협의체에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실시하는 복합상병 논의 즉, 중증도 재분류를 위한 실무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복지부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의지를 피력하면서 별도의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의 복합상병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료계 요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대한의학회 산하 26개 전문과목 학회별로 현재는 경증환자로 분류하지만 복합상병으로 중증도를 인정해야하는 환자군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리한 의견서를 의사협회에 제출한 바 있다.

가령, 당장 산부인과의 경우 40대이상 고령 산모의 분만, 쌍생아 분만, 둔위분만 등 고위험 분만에 대해서도 모두 경증으로 분류한다.

산부인과학회 허수영 대변인(서울성모병원)은 "자궁 관련 암 이외 고위험 임신, 출산 모두 경증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비인후과 또한 암을 제외한 상당부분 치료가 경증으로 분류돼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성 화농성 중이염'환자의 수술은 까다롭기 때문에 동네의원에서는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지만 정작 경증으로 분류됨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 없어졌다.

이비인후과학회 한 임원은 "개원가에서 다빈도 상병이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중증으로 수술을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 경증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26개 전문과목 학회들은 각각 어떤 환자를 복합상병으로 분류할 것인지를 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정협의체 내에서 중증도 재분류와 관련한 협의체 구성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논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양새다.

그는 "앞서 관련 의견은 각 학회별로 의료급여과에서 일부 수용해 반영한 바 있다"면서 "이후로도 의정협의체와 무관하게 추가 논의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