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이 조만간 승인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활한 접종을 위해 과연 콜드체인 기준이 완화될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화이자 백신 등 mRNA 백신 접종의 주요 걸림돌로 콜드체인이 지적됐다는 점에서 과연 정부의 접종 계획도 이에 맞춰 변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영하 70도의 초 저온 냉동이 필요한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원액)을 최대 2주 동안 영하 25도에서 영하 15도의 일반 냉동 온도에서 운반 및 보관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직까진 국내에서는 화이자 백신의 초 저온 냉동보관 조건 완화에 대한 검토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
한국화이자제약은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신 승인이 떨어진 후 관련 내용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 공식적으로는 허가 심사 단계에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승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콜드체인 완화 언급은 시기상조인 만큼 승인 이후 관련 내용에 대한 검토가 이뤄 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식약처가 공개한 백신 심사 상황을 보면 허가가 완료된 코로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1품목.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인 코미나티주는 5일 코로나 백신 최종점검위원회 회의를 통해 승인이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의 백신이 승인을 받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식약처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모두 회의를 통해 화이자 백신 허가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먼저 승인을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례를 봤을 때 5일 최종점검위원회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결국 승인에 걸림돌이 없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의 콜드 체인 완화 검토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
특히, FDA의 지침 개정이 화이자 자료를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진 만큼 국내에서도 큰 쟁점이 없다면 일반 냉동 온도 보관으로 기준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관측이다.
그렇다면 콜드체인 기준이 완화가 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은 백신 관리의 용이함이다.
일반 냉동 온도도 세밀한 콜드체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초 저온을 유지하는 것에 비하면 당연히 의료진의 부담도 줄 수밖에 없는 의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mRNA 백신은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실시하게 된다. 2일 기준 센터는 중앙예방접종센터 1곳과 권역별 센터 3곳, 지역센터 1곳 등 총 5곳이 설치된 상황. 정부는 추후 약 250개까지 예방접종 센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당장은 국내에 들어온 백신 물량이 부족하지만 2분기, 3분기 등 백신 물량이 더 많이 들어온다고 가정했을 때 예방접종센터 외 주요 병원이나 의원에서도 접종한다는 시나리오 구상도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진 콜드체인 기준 완화에 대한 검토 신청이 이뤄지지 않아 예방접종센터 외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콜드체인 기준 완화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없던 것으로 안다"며 "접종센터 확대 등을 논의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접종센터가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이자에서 관련 내용을 신청하고 백신 물량이 많이 들어온다면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센터가 부족하지도, 물량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선순위는 아닌 상황이다"고 말했다.
일선 개원가, "콜드체인 기준 완화 되도 접종 쉽지 않아"
한편, 개원가는 화이자 백신의 콜드체인 기준이 완화되더라도 일반 의원에서 접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서울 A이비인후과 원장은 "일반 냉동 수준으로 기준이 완화되더라도 의원은 기준에 맞는 냉동고를 마련해야 된다"며 "백신 냉장고 온도 관리로도 많은 혼선이 있던 상황에서 더 높은 기준의 화이자 백신은 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사업 참여 시 백신관리나 문제 발생 시에 대한 책임부분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
내과 B원장은 "당장 고민할 부분은 아니지만 결국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콜드체인 기준 완화 후 접종센터를 개원가까지 늘린다면 거점 병‧의원이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