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제균 적응증 획득 1년간 노력에도 반영 공회전 APNM 개정안 초안에 P-CAB 조항 신설…"반영 시간 문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P-CAB 계열이 계속해서 소외되고 있다. 최근 나온 신규 가이드라인에서도 유독 P-CAB 계열만 배제된 상황.
다만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작년 해당 적응증 확보하면서 분위기 변화도 감지되고 있어 조만간 새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의학계에 따르면 임상진료 지침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체계에서 헬리코박터 제균은 표준 3제 요법만 인정된다.
프로톤펌프 억제제인 PPI에 2개의 항생제인 아목실린/클래리스로마이신 또는 메트로니다졸을 사용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
항생제 내성률 증가 등을 이유로 2020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는 표준 3제요법의 대안으로 비스무트를 포함하지 않는 4제요법,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검사 후 표준 3제요법, 일부 환자에서 비스무트를 포함한 4제 요법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케이캡은 작년 3월 헬리코박터 제균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새롭게 추가된 적응증은 '소화성 궤양 및/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이다.
제균 적응증을 획득한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표준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배제됐다는 뜻.
2월 대한소화기학회지에는 P-CAB 계열 보노프라잔과 저용량 아목실린 이제 요법으로 일차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적용한 연구 논문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은 많은 국가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제균율을 보이는데 이에 대해선 항생제 내성균을 파악해 맞춤 치료를 하는 전략이 있다"며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를 통해 항생제 효과를 올림으로써, 제균율을 향상하는 전략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새롭게 등장한 P-CAB은 그간 사용돼온 PPI 제제 보다 강하고 지속성 있는 산분비 억제를 보여준다"며 "P-CAB을 이용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구에서 나타난 P-CAB+저용량 아목실린은 전통적인 3제요법의 제균율은 각각 87.1%, 90.2%(PP분석)로 유사한 효과를 증명했다. 특히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24.5%에 달했는데 이런 경우 P-CAB 병용군의 제균율이 92.3%로 3제 요법의 76.2%보다 큰 효용성을 보인다.
제균에 있어 내성이 문제가 되고 있고, 그 대안으로 P-CAB이 부상하고 있지만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빠진 이유가 뭘까.
케이캡을 개발한 HK이노앤 관계자는 "2019년 말경에 소화기학회 가이드라인이 얼추 마무리됐는데 이후 2020년 3월 케이캡정이 제균 치료 적응증을 확보해 시기상으로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가이드라인 제정에는 제균 효과에 대한 논문이 필요하다"며 "가이드라인 작성 당시 케이캡의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대한 논문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점이 가이드라인 미포함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균 적응증 획득 및 관련 근거 논문의 공개가 가이드라인 이후 이뤄지면서 반영이 안됐을 뿐, 새 지침 반영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의 평.
실제로 작년 8월 열린 대한소화기 기능성질환·운동학회(APNM2020)에서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초안에 P-CAB이 언급되면서 이런 기대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총 23개의 지침으로 구성된 초안은 2020년 7월에 국내 위장관 전문가들의 투표를 통해 작성됐다.
학회 관계자는 "초안 내용 중 P-CAB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다"며 "P-CAB 관련 레퍼런스 논문으로 테고프라잔 성분 및 보노프라잔 성분 내용이 소개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학회의 위장관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P-CAB 조항이 신설된 점은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아직 보험 적용이 안돼 보수적으로 접근할 뿐 새롭게 나오는 근거들은 향후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