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바이오산업에 연달아 날아든 부정적 이슈에 업계 전체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바이오 관련 협회들도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산업계에서도 무분별한 러시를 막고 이제는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자정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사건들의 시작은 지난 달 에이치엘비가 금융 당국으로부터 임상 결과를 허위 공시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부터다. 이후 바이오산업의 자의적 임상 해석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
또한 지난 8일 바이넥스가 허가 사항과 다르게 원료 용량을 조작해 의약품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인 가운데 비보존제약까지 허가 또는 신고된 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바이오산업계는 큰 충격에 빠져있다.
A바이오 관계자는 "한 달 사이 부정적 이슈가 계속 쏟아지면서 직접적인 연관과 별개로 내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이후 생동 관련 규제나 제출 자료 등이 더 빡빡해지거나 번거로워 지는 등 여파가 있을 것이란 긴장감도 크다"고 밝혔다.
현재 이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에 나선 곳은 제약바이오협회. "용납할 수 없는 범법 행위"라며 바이넥스를 윤리위원회 회부해 징계 절차를 밟는 한편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원사들의 의약품 위수탁 생산 프로세스, 품질관리 실태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약품 품질관리 및 위탁생동·공동개발 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한국바이오협회도 고한성 바이오협회장이 간담회에서 밝힌대로 임상 시험의 성공과 실패의 구체적 기준을 만들기 위한 논의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고 있는 만큼 논의를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바이오산업에서 불거진 여러 이슈가 같은 결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전반적으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자체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데 중론이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B바이오사 대표이사는 "바이넥스만으로도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슈가 이어져 여파가 얼마나 커질지 모르겠다"며 "산업계가 먼저 내부 자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바이오산업 전부가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한 기업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가벼운 문제라고 생각해서 방치한다면 이후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오사들은 지속적으로 바이오산업의 크기가 커지고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신규 회원사 신청이 들어오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관련 연구 시설과 제조 시설을 살펴보며 검증하는 것처럼 자체적인 자정 작용 기전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C바이오사 관계자는 "앞으로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계가 내부적으로 함께 예방책 마련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의 자정 노력과 함께 제도적, 정책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