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4월 초까지 연장…환수비율도 전액→절반 조정 제안 제약사들은 여전히 시큰둥 "고무줄 잣대 차라리 법으로 정해라"
뇌 기능 개선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둘러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의 약제비 환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회전하고 있다.
협상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하고도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결국 건보공단이 협상 기한을 4월 초까지 또 한차례 연장했지만 여전히 제약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15일까지였던 콜린알포 제제 약제비 환수 협상 기한을 오는 4월 12일까지 재연장하는 방안을 제약사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환수협상 명령을 내린 후 두 차례 기한을 연장한 것이다.
앞서 복지부는 건보공단에 2월 10일까지 콜린알포 제제 품목에 대한 환수 협상 명령을 했지만 임상 재평가 의사를 비친 60여개 제약사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임상 재평가 조건에 명시된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식약처에 임상 계획서를 제출한 날부터 삭제일까지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건보공단에 반환한다'는 내용.
즉 콜린알포 제제에 대한 재임상에 실패할 경우 그 기간 동안 청구된 액수 전부를 반환하라는 의미다. 건보공단은 환수 협상에서 이점을 합의서에 명시해 놓고 있다.
콜린알포 제제 청구 금액이 상위 제약사는 한 해에 9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주장대로 임상 시험이 최소 5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자칫하면 4500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는 의미다.
자칫 협상에 합의한 뒤 임상에 실패할 경우 제약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제약사들은 건보공단의 환수 협상에 부담감과 함께 불만을 토로해왔다.
취재 결과 건보공단은 최근 제약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환수액 비율을 최대 50%까지로 낮춰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수 협상 초기 비율이 '전액'에서 절반까지 낮아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초 환수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콜린알포 제제 임상 실패 시 기간 동안의 청구액 전액 반환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70%까지 낮추더니 최근에서는 50%로 조정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오는 4월 12일로 연장된 협상기한 내 콜린알포 제제 환수협상이 마무리 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건보공단 측은 일단 해당 제약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협상 기한을 재연장한 만큼 기간 내에 협상을 마무리 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콜린알포 제제 환수 협상 대상인 60여개 제약사 별로 입장이 제각각이라는 점.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보공단이 환수비율을 50%로 조정해 제시했지만 이 경우도 제약사들은 내부 이사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사항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일부 제약사는 콜린알포 제제 판매에 따른 이익 금액만을 반환하겠다거나 임상시험 기간 별로 환수비율을 달리 적용하자는 등 요구안이 제각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건보공단이 제시한 50%의 환수금액 비율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제약사가 없는 것 같다"며 "더구나 건보공단은 협상을 진행하면서 기준을 변경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런 잣대라면 차라리 복지부 차원의 규정을 만들어 이를 근거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