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41대 대한의사협회장 경선에서 이필수 당선인이 최종 선출됐습니다. 사상 첫 결선투표제 방식을 도입해 치러진 만큼, 이번 선거전에는 의료계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의료경제팀 원종혁 기자와 함께, 당선인의 면면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상준 기자: 먼저 원 기자, 이필수 신임 의협 회장 당선인에 대해 자세히 좀 알려주시죠.
-원종혁 기자: 네. 이필수 당선인은 1962년생으로 올해 59세입니다. 이 당선인은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마산삼성병원(현 삼성창원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전남 나주에서 흉부외과의원을 개원했다가 폐업했고 요양병원에서 봉직하다가 최근 사직했습니다.
이필수 당선인은 흉부외과 전문의로 1999년 나주시의사회 총무이사를 시작으로 의사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나주시의사회장, 전남의사회 기획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5년 전남의사회장에 당선된 이후 2018년 회장직 연임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주요 행보로는 2017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대책 저지를 위한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이름을 알렸습다.
-박상준 기자: 지역의사회를 기반에 두고 있는 이 당선인이, 전국구로 활동영역을 넓히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원종혁 기자: 이필수 당선인이 의료계 인지도를 쌓게된 계기 역시, 이번 정부 들어 국민 건강보장성 정책인 문재인 케어 대책을 놓고 투쟁전선에 앞장서기 시작하면서 부터입니다. 2017년 9월 당시 문케어 저지를 위한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광화문 투쟁 시위에 올랐고, 2019년 의협 수가협상단장부터 총선기획단장, 40대 집행부 선출직 부회장, 의협 중소병원살리기특별위원장 까지 의협내 요직을 두루 밟고 올라온 것이죠.
따라서 회장직 준비를 오랜기간 해온데, 그를 지켜본 이들은 진득한 면과 함께 야심찬 기획자라는 평가도 함께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작년 8월 전국의사 총파업 사태 이후 분열 상황 화합형 리더로 '의료계 직역을 아우르는 도약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장폐색 환자 사망으로 구속된 내과 의사 석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펼치는가 하면, 의대생 국시 문제 해결에도 큰 목소리를 내면서 의료계 내부 폭넓게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입니다.
-박상준 기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당선인의 지지기반이 약해, 단합이 중요한 의협 운영에 걱정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원종혁 기자: 앞서도 말씀드렸던 부분이지만 이 당선인의 경우, 전남지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전남의대 졸업 후 기피과 전문의로 개원까지 경험했던 인물입니다. 일각에서는 의협 회장 면면을 살폈을때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오는게 사실이지만, 함께 일해온 의사회원들의 주위 평가를 들어보면 얘기는 다릅니다.
나주시의사회 첫발을 시작으로 20년 남짓한 기간 의사회 회무를 도맡아 처리해오며 준비작업을 착실히 다져왔다는 평이 많습니다. 그의 이력에 맞춤 옷처럼 개원의부터 봉직의까지 아우르는 '풀뿌리 민초의사' 선거전략이 들어맞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단 실무능력을 놓고도 평가는 좋습니다. 지난 3년, 세 번 치러진 수가협상 중 단장을 맡아 진행한 2020년도 2.9%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의원급 수가 인상률을 거둔 것입니다.
-박상준 기자: 이 당선인의 주요 선거공약들을 짚어보죠.
-원종혁 기자: 이 당선인의 선거공약의 상단에는 정부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하고 합리적인 '건강보험 정책'을 협상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운영 개선'을 꼽고 있습니다. 얘기인즉슨, 합리적인 정책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기본정책 수립 시 의료경제학적 검토를 선행하도록 제도적인 관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현재 건정심 인원 구성에도 공급자인 의료인들에 매우 불리하게 설정이 돼 있어 건정심 내 공급자와 사용자 위원을 동수로 구성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9가지 주요 공약 가운데엔,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가와 고사 위기 속 중소병원을 살리자는 정책적 지향점을 한층 강조한 것도 두드러집니다. 정부가 추진중인 공공의료 살리기 정책과 관련해, 연간 수백억원의 지원금을 필수과로 꼽히는 산과, 소아과, 흉부외과 등 민간병원 국가 지원으로 돌려줌으로써 해결이 절실한 전공의 인력난 해소와 지역의료 수급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해결해야 할 의료계 현안들이 많습니다. 대정부 대국회 협상 테이블 구성이 중요해보이는데, 어떻게 풀어갈 것으로 보여지나요.
-원종혁 기자: 일단 이 당선인은 "정부를 상대로 지지할 것은 정확히 지지하고, 투쟁할 것은 하겠다. 당당한 협상 파트너로서 회원들의 권익부터 먼저 챙기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상황입니다. 실제 선거기간 '의사면허 취소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정부 관계자들과 법사위 국회의원들을 찾아 면허취소 문제에 부당함과 개선책을 논의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의사회원들의 생각을 대변하지 않은 독단적인 결정과, 출구대책 없는 투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셈이죠. 때문에 의협 내 대정부 및 대국회 협상 전담팀을 따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박상준 기자: 이필수 집행부에서 당장 마주해야할 현안들을 짚어주시죠.
원종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해 잠정 중단됐던 의대정원 증원 및 공공의대 설립 이슈가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입니다. 조만간 복지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정부의 허울뿐인 공공의료 살리기 정책을 끊임없이 비판해왔던터라, 정부를 상대로 전공의 인력난이나 지역의료 수급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중요해보입니다.
-박상준 기자: 오는 5월과 6월 수가협상과 개원가 코로나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꺼 같은데요.
-원종혁 기자: 네. 맞습니다. 5월 예정된 수가 협상문제도 고민이 커보입니다. 올해 협상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가역전 현상 등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6월부터 진행되는 개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관건입니다. 접종 가이드라인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시작 전부터 백신의 부작용 이슈로 인해 정작 개원가들에선 아나필락시스 등의 큰 부작용이 아닌 고열 등의 소소한 민원 대란을 우려해 접종 사업 참여를 기피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준 기자: 오는 5월부터는 이필수 당선인을 필두로 41대 새 집행부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됩니다. 풀뿌리 민초의사로 회원 단합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이필수 집행부가 의료계 산적한 이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