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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기획관' 직제 신설에 쏠린 눈…향후 '역할'에 관심

발행날짜: 2021-04-19 17:59:00

의료현장 의료진들 "전문가 의견 반영, 헤드쿼터 역할" 주문
'보건의료수석'으로 명칭 개정, 상시 직제로 유지 필요성 주장도

청와대 직속 '방역기획관' 직제 신설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19일 임상 현장의 의료진들에게 물어본 결과 방역기획관 직제 신설을 두고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드'인사 논란과 별개로 별도의 직제를 신설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는 게 의료계 시각이다.

방역기획관 "진작에 필요한 자리" VS "질병청 있는데"

청와대는 초대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교수를 임명하면서 코로나 백신 접종 등에 권한을 주겠다고 밝혔다. 즉, 코로나19 방역 헤드쿼터 역할을 부여한 셈이다.

기모란 초대 방역기획관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청와대 산하에 '방역기획관'이라는 직제를 신설한 것을 두고 찬반이 갈리고 있다.

수도권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해당 직제에 대해 진작에 생겼어야한다"면서 "이제라도 생겨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청와대 내부에서 사회복지수석이 해당 역할을 맡아왔는데 이는 보건의료 이외에도 복지 등 다양한 분야를 다뤄야하는 자리인만큼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지 1년이 넘었는데 청와대 내부에 헤드쿼터가 없는 국가는 일부에 그친다"라면서 "해당 직제도 필요하고 역할도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적임자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 이는 어떤 인물도 뒷말을 있을 수 밖에 없는 측면이 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기획관'이라는 명칭보다 '보건의료수석'이라는 명칭이 적절하다고 봤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해당 직제를 유지하면서 보건의료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방역기획관'이라는 명칭보다는 '보건의료수석'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내 사회복지수석이 보건의료분야와 더불어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지만 의료라는 분야가 워낙 방대한 만큼 별도의 직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임상 현장의 의료진들은 초대 방역기획관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방역 최일선에 있는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현재 한국의 방역은 확진자 수에 매달리는 정책으로 비용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우선순위 설정에 있어 비용효율성을 잘 따져달라"고 주문했다.

다시말해 지나치게 확진 자 수에만 매몰되다가 사망자를 줄이는 방역을 놓칠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한국은 낮은 치명률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말 요양병원 내 확산을 잡지못하면서 치명률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반면, 직제에 대한 반대여론이 제기됐다.

지방의 종합병원 한 의료진은 "질병청이 있는데 굳이 별도의 직제가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백신에 대한 정권을 준다고 하지만 앞서 청와대의 행보를 볼 때 기대감은 없다. 크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진은 "방역기획관이 방역을 총괄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본인이 직접 의료현장을 컨트롤하려고 나서면 질병청 등과도 삐걱거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을 컨트롤 하는 역할이라면 청장을 방역기획관으로 임명하면 되는 일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질병청이 상전이 아니라 별도의 헤드쿼터 역할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대한의사협회 한 인사는 "코드인사라는 느낌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의료 현장의 의료진들과 손발을 잘 맞춰줬으면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초대 방역기획관에 임명된 기모란 교수는 1965년생(만55세)으로 을지대 보건대학원장에 이어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2017년부터 국립암센터 암관리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