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회가 개원가 주요 먹거리인 '건강검진'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대한내과의사회는 20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건강검진 분야의 의학적 지식 향상과 기술적 발전을 목적으로 '한국건강검진학회'를 창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과의사회는 다음달 중순 학회 발기인대회를 갖고 6월 학술대회 개최를 목표로 학회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 준비위원장은 신창록 보험정책단장이 맡았다.
신창록 위원장은 "내과는 건강검진을 하지 않으면 환자를 끌고 나가면서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내과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과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개원가에서 건강검진을 꼭 해야하는 필수 항목이 됐다"라고 현실을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검진을 처음 시작할 때는 감을 잡기 힘든면이 있다"라며 "처음 시작할 더 편안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이드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과의사회가 '검진' 시장에서 적극 목소리를 내기로 한 데는 박근태 회장의 의지도 반영됐다. 박 회장은 이미 취임 초기부터 검진 시장을 내과 개원가 주요 먹거리로 판단하고 관련 사업 개발에 몰두했다.
박 회장은 "검진 사업에 대한 회원의 열망이 특히 강했다"라며 "내과의사회에서 검진위원회를 따로 운영했는데 검진 제도 자체에 대해 정부의 카운터파트너가 되려면 학회 차원에서 대응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입 약 20년이 된 건강검진 제도 역사가 짧은 만큼 건강검진학회는 정책 결정 과정에도 적극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신창록 위원장은 "건강보험공단이 검진을 운영하고 있는데 개원가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상당히 있다"라며 "건강검진 제도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대형화된 검진전문기관이 상당히 많았고, 그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만들어졌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도 자체가 질병 치료나 진단에 도움을 주는 것과는 별개로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무성의한 방향으로 고착화 되는 면이 있다"라며 "단순히 환자 발굴 목적이 아니라 건강검진도 만성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을 관리하고 예방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즉, 건강검진 특히 일반검진은 1차 의료기관에서 전적으로 해야 한다 것.
신 위원장은 "대형 검진기관 검사하고 설명도 제대로 안하고 결과만 내던져 주는 검진은 효율성이 높아질 수가 없다"며 "건보공단에서 관리한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국민의 건강상태와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 질병 예방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전에 반영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향후 평가과정에도 (개원가의)의견이 반영되도록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의사회는 명칭에서 개원을 뗀 대한내과의사회의 방향도 설명했다. 개원을 뗀만큼 회원범위를 봉직의, 공보의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