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김동석 수가협상단장, 인건비 지출에 대한 보상 강조 "개원가 생존권 걸린 문제, 고용창출 부분 등 정상 수가 회복"
"독이 든 성배와도 같다. 무거운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낀다.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협상 과정과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의원유형 수가협상에 나서는 첫 해. 협상단 단장을 맡은 김동석 회장은 "현재의 수가결정구조로 인해 한계가 있지만, 회원들의 절실한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상식적인 협상의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2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을 이끌게 김동석 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파로 인해 개원가 경영난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 그만큼 이번 수가협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동석 단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감염의 위험과 경영 손실을 감수하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회원 여러분의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정부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묵묵히 진료현장에 소임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이 폐원하지 않고 병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화답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일단 의협 추무진 집행부 이후, 직전 최대집 집행부에서는 의원유형 수가협상에 3년 연속 부결이라는 결과를 기록했다. 이에 김 단장은 의원을 대표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협상에 임하기 때문에, 타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 계획을 밝혔다.
김 단장은 "2008년부터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되었는데 14번을 했다. 의협은 6번 체결이 되고 8번 결렬됐다"며 "이런 협상이 정상적인 협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개원가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환자 감소 등 의원급에서 건보재정 사용이나 비급여 수입이 줄었으므로 수가로 보상을 해줘야만 맞다"며 "지난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을 전혀 반영해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원과 비교해 의원 경영을 위한 재난 관련 지원이 부족했으며 인건비 등 운영을 위한 부채가 늘어난 상황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또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의원의 감염관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것.
그는 "향후에도 감염성 질환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감염 관리에 철저히 하기 위한 기본 진찰료에 포함한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할 것이며 꼭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소요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 무의미한 공방이 이어질 수 있고 뜬구름을 잡는 모습이기 때문에 추가수요재정의 사전 공개나 협상 최종일의 협상 직전에 미리 공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적극 주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을 대개협이 맡아 진행하는데, 의원급 대표단체로 "이해당사자로서 절실함을 대변할 수 있어 타당하지만 책임감은 막중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병원의 수가협상은 병협,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의협이 함으로서 국민에게 의협은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하고 의원을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이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면서 "의협은 병원과 의원을 아우르는 의료계의 대표 단체로써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김동석 단장과의 일문일답.
Q. 의협 전임 집행부들에서의 수가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2016년 추무진 집행부에서 수가협상단 위원으로 참여했었다. 이후 2017년 수가협상단에 다시 위촉하겠다는 추무진 회장께 참여하지 않겠다는 장문의 글을 보낸 적이 있다. 2016년 수가협상 때 건보공단의 행태에 너무 실망하고 협상과정에서 모멸감까지 느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재정이 12조 흑자이고 여러 자료로 협상에 임했지만 의원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도 각 직역별로 이전투구 하게 하는 것이 수가협상이었다.
현재의 수가협상 구조에서는 의협 전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 무의미하다. 재정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추가소요재정을 각 직역이 나눠야 하고, 각 직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 패널티를 받는 형태로 되어 있어 협상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Q. 의원유형 수가 인상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과, 이상적인 수가결정구조는 무엇으로 보는가.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의 문제점은 이미 노출이 되었고 대체를 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15년 영구 폐기를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형을 대체할 방법이 없어서 수가협상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모형을 사용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가 이하 수가인 상황에서 목표진료비와 실제진료비의 차이를 가지고 가감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보장성 강화도 좋지만, 수가를 정상화 해줄 것을 주장하겠다.
그동안 흑자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환자 감소로 인한 건보공단의 재정여유를 이번 기회에 수가 정상화에 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매년 이런 수가협상으로 수가를 결정하는 것은, 현행수가가 최소 원가 이상은 된 후에야 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타 유형대비 의원급의 순수 진료비 증가는 어떻게 나왔고, 증가했다면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의원급의 법과 제도를 제외한 실질행위진료비(기본진료료+진료행위료) 증가율은 –1.47%로 나왔다. 병원 0.12%, 치과 –1.10%, 한방 –4.71%, 약국 –7.67%였다. 의원급 순수 진료비가 한방, 약국 유형보다 증가했다는 것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착시일 것이며, 실제 결과에서도 0.12% 순증가한 병원이나 -1.10%인 치과 유형보다 더 크게 감소한 -1.47%로 확인된 것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인건비, 감염 관리비 등 운영비 증가에도 불구 고용인원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수 진료비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Q. 병협에서는 의원-병원 수가 역전현상을 지적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의원급의 환산지수가 2021년에는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환산지수가 좀 낮더라도 십수년간 종별가산을 통해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급보다 높은 수가를 적용받아 왔다. 종별가산률 차이라는 제도를 통해 높은 수가를 받을 때는 조용히 있다가, 이제 종별가산을 해도 역전현상이 올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단일환산지수 논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일본 같은 경우는 같은 진찰료 등에서 오히려 의권급에 가산을 둬서 더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제도화되어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토대인 의원급에 오히려 높은 가산을 주는 종별가산제도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의료수가는 상대가치점수x환산지수로 계산이 되지만 여기에 종별가산이 붙고 또 병원계에 유리한 내용이 대부분인 다양한 가산이 붙는다. 상대가치점수 또한 난이도가 높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고 여겨져서 상대가치점수가 높은 행위는 주로 상급 종합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환산지수만으로 수가역전 현상이 일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상대가치점수에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몫이 줄어들고 있고 각종 가산의 혜택 또한 어려워 일차 의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종별 상대가치 총점이나, 가산제도를 포함하지 않는 환산지수만의 수가 계약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더욱 불리한 제도가 아닐 수 없다.
Q. 보사연은 환산지수를 단일 환산지수로 통일시킨 후, 재정 중립 원칙에 따라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을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환산지수는 수가를 계산하기 위한 변환의 척도이지, 그 자체가 수가는 아니다. 보사연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는 않으나, 그보다도 각 유형별 상황에 맞는 보다 정확한 수가 산정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가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 이는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상황이다. 환산지수만을 계약하는 수가 협상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상대가치점수 산정에 있어 의원급 의료기관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안 되면 진찰료 부분만이라도 분리를 시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일차 의료 살리기 차원에서 종별가산을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