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다기관 연구진, 환자 1096명 대상 효과와 안전성 분석 SVR12 달성률 유사…이상반응과 탈락률 소발디 콤보 높아
C형간염 치료에 쓰이는 소발디+리바비린 콤보(소포스부비르/리바비린)와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의 실제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내 환자들에 대한 대규모 비교 리얼월드데이터가 나온 것으로 결과적으로 실질적 치료 효과인 SVR12(12주간 약물 지속 반응)은 유사했고 이상반응과 탈락율 부분에서 소발디+리바비린 콤보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소발디+리바비린과 마비렛 C형 간염 양대 산맥 리얼월드데이터 공개
1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만성 C형간염 유전자형 2형 환자에 대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AA)의 실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가 게재됐다(doi.org/10.3346/jkms.2021.36.e142).
현재 C형간염은 과거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이라는 한정된 선택지에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가 추가되면서 사실상 완치 개념까지 나아가고 있는 상태.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SVR12 달성률이 95%를 상회하며 더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Liver Int 2016;36(8):1101–1107).
이로 인해 대한간학회 등도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를 최우선 권장하며 C형 간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들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인 것이 사실.
동아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백양현 교수를 비롯한 7개 대학병원 다기관 연구진이 소발디와 리바비린 병용 요법과 마비렛에 대한 대규모 비교 연구를 진행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소발디 콤보가 급여권에 들어온 2015년부터 2019년 1월까지 이를 처방 받은 환자와 마비렛이 급여 적용을 받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1년간 임상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했다.
과연 두 약물이 임상시험이나 일본, 대만에서 나온 리얼월드데이터와 같이 높은 SVR12 달성률을 보이는지와 실제 한국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이상반응이나 탈락률 등을 보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두 약물 모두 국내 환자들에게도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소발디와 리바비린 콤보를 처방받은 그룹은 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FAS(Full Analysis Set)분석에서 89%의 SVR12를 기록했다. 치료를 마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PPS(Per Protocol Set)에서는 98.3%의 달성률을 보였다.
마비렛 또한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마찬가지로 FAS분석에서 마비렛은 89.5%의 SVR12 달성률을 보였고 PPS에서는 99.2%를 기록했다.
두 약물 모두 치료를 꾸준히 받을 경우 98% 이상 SVR12를 보이며 사실상 완치에 가까울 정도로 치료가 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상반응, 치료 탈락률 등은 일정 부분 차이…비보상 간경변 영향
이처럼 두 약물 모두 C형간염 치료에 상당한 성과를 보이며 효과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상반응이나 치료 탈락률 등에서는 일정 부분 차이가 나타났다.
일단 이상반응을 보면 소발디+리바비린을 처방받은 환자 중에는 59.7%에서 이상반응이 보고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빈혈로 54.2%로 집계됐고 고빌리루빈혈증이 17.5%, 피로가 13.1%로 뒤를 이었다.
또한 환자의 10% 미만에서 ALT 상승이나 두통 및 위장 장애가 보고됐고 간경변 진행으로 인한 간부전과 폐렴 등으로 4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이 사망의 원인은 약물과는 관련이 없었다.
마비렛을 처방받은 환자 중에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는 25.9%로 집계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장애로 9.1%를 기록했으며 다음이 피로로 5.6%에서 나타났다. 그 외 다른 이상반응은 5% 미만으로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사례도 소발디+리바비린 환자군이 많았다. 소발디+리바비린으로 치료받던 환자 중에서 1.26%가 이상반응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반면 마비렛 군에서는 단 한명도 치료를 중단한 환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반응을 제외하고도 치료를 받다 중간에 그만둔 사례도 소발디+리바비린 환자군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살펴보면 가장 큰 원인은 비보상 간경변에 있었다.
소발디+리바비린을 복용하던 중 치료를 그만둔 환자의 대다수가 이에 속했기 때문. 실제로 비보상 간경변을 가진 환자 중 소발디+리바비린을 처방받은 환자의 탈락률은 37.5%나 됐다. 그에 반해 치료 일정을 완료했을 경우 SVR12는 100%를 기록했다.
현재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 중 비보상 간경변에 급여가 되는 약물은 소발디+리바비린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 환자들이 포함되면서 탈락률이 올라가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러한 부분을 매우 유심히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비보상 간경변에 쓸 수 있는 옵션이 사실상 단 하나 뿐이라는 점에서 이를 유지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두 약물 모두 치료가 완료되었을때 SVR12 달성률이 98%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가 C형간염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소발디+리바비린 그룹의 탈락율이 높았고 그 원인이 비보상 간경변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간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항바이러스 요법을 조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현재 비보상 간경변을 가진 환자의 경우 이 콤보가 유일한 선택지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