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헬스케어 담당 의사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비대면진료(원격의료)를 미래병원 전략으로 제기해 주목된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비뇨의학과 전문의)은 4일 한국병원경영학회(회장 이상규, 연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 춘계학술대회에서 "미래병원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헬스케어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군호 소장(1967년 출생)은 연세의대(1992년 졸업)를 나와 연세의대 비뇨의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후 올해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로 이직했다.
이날 나군호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미래병원' 온라인 강연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전화처방 등 비대면진료 시대가 개막됐다"면서 "스마트헬스와 바이오헬스 등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급변화 하는 의료환경을 전달했다.
그는 네이버 헬스케어 사업 관련 말을 아끼면서 일본과 미국 등 해외 비대면진료 상황을 중점 설명했다.
나군호 소장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비대면진료에 따른 온라인 초진을 한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화상진료 외에 전화 초진도 허용하고 있다.
또한 민간회사인 포켓 닥터는 월 5천원을 지불하면 365일, 24시간 일본 의사와 상담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나군호 소장은 "일본의 비대면진료 수가는 대면수가의 75% 수준으로 의사들 입장에서 이득이 남지 않는다. 처방료도 받을 수 없는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원격진료 업체가 활성화되면서 신부전과 폐질환 환자를 위한 심전도와 혈압 등을 원격 측정 서비스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의료유통 전문 플랫폼 투자는 2019년 60억 달러(한화 약 6조 6500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에만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원)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소장은 "미국에서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300곳이 달하고 있다.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미국 원격의료 특징은 환자의 입원 기간과 내원 일수를 줄이는 데 있다"며 재정절감에 입각한 비대면진료 경향을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대형병원에 진료의 50%를 원격의료로 주문하고 있다. 기존 대면의료와 미래의료를 병행하는 새로운 진료모델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대면진료 방식을 미래병원의 새로운 유형임을 분명히 했다.
나군호 소장은 "코로나 사태에서 전화처방 등 새로운 의료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해소됐다. 의료계에서 우려한 의원급에서 대형병원으로 환자 이동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모바일에 약한 고령 환자와 의료기관 접근 취약계층 등에 대한 대책과 지원방안을 비대면진료 해결과제로 제시했다.
나 소장은 "지난해 대구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병원에서 핵심은 휴먼웨어인 의료인력이다. 코로나 백신 전 국민 접종을 위해 의료진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하드웨어를 구축하더라도 장기적 의료인력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나군호 소장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의료진에 대한 희생보다 명시적 보상체계를 통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고 "의료진을 위한 공정한 보상 그리고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