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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코로나 백신 접종, 소아감염학회 입장 밝혀야

강윤희
발행날짜: 2021-06-09 05:45:50

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교육부가 여름방학 동안 고3 및 대입수험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고3 연령에게 허가되거나(만16세 이상), 허가될 예정(만12세까지)인 백신이 화이자 백신 밖에 없으므로 화이자 백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현재까지 국내에서 화이자 백신은 거의 대부분 어르신들에게 접종됐기 때문에, 젊은층에서의 부작용 양상을 국내 데이터로는 알기 어렵다.

해외 자료를 보면 화이자 코로나 백신에 의한 심근염 발생 위험에 대해서 미국 FDA 등에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후 16~30세, 특히 16~19세 남성에서 심근염 발생 빈도가 높았으며, 백신과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사례는 4일 이내 입원했고, 95%의 사례는 경증이었으며,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5%에서는 경증이 아니었고, 후유증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심근염은 화이자 백신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에도 사례들이 보고됐으나,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더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백신 접종 후에도 심근염이 발생한 사례들이 있다.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은 바이러스 감염 후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심근염의 양상과 매우 유사한데 코로나 감염 후에도 심근염이 발생한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회복된 대학교 운동선수들 중 약 2%에서 후에 심근염이 진단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심근염은 무증상에서 사망까지 증상 스펙트럼이 극히 다양하고, 경미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빈도가 저평가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급성 바이러스 감염 후 1~5%에서 심근염이 발생한다고 하며, 20대 돌연사 사망원인 중 약 20%가 심근염이라는 보고도 있다.

역학적 특성으로 젊은 연령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발생 빈도 및 중증도가 높다. 여성의 경우는 오히려 고연령에서 중증도가 높다. 어리거나 젊은 남성에서의 높은 빈도와 심한 중증도에 대해서 비슷한 연령의 여성의 경우 호르몬이 심근염을 일으키는 면역반응에 대한 protective effect를 가진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역학적 특성은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심근염과 매우 유사하며, 이는 바이러스에 의한 또는 백신에 의한 심근염의 기전이 바이러스 단백질에 대한 면역학적 반응에 의한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심근염이 발생하는 기전 중 하나로 제시되는 근거로서 세포면역반응 중 생산되는 miRNA(microRNA)가 있으며, 특히 miR-155는 특정 바이러스 감염 후 강하게 증가하고, 심근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코로나 감염 환자에서도 miR-155가 유의하게 증가돼 있는데, 특징적으로 남성에서 현저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의 기전을 추론하는데 도움이 되며, 추후 구체적인 연구로 입증돼야 할 것이다.

건강한 청소년들이 코로나에 감염돼도 치사율이 거의 ZERO인 상황에서 심근염의 위험이 있는백신을 청소년들에게 접종할 필요는 없다. 소위 K-방역을 위해 단 한 명의 청소년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비정상적인 수업 형태가 지속돼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백신 접종 없이 방역을 완화하기에는 국민들이 이미 코로나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지고 있기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감염은 이제 거의 독감보다 못한 수준이 됐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부득불 백신을 접종한다면 일반적으로 세포면역반응에 의한 부작용의 경우 투여하는 항원량에 비례하므로 투여하는 백신의 양을 줄이거나, 해외 심근염 사례들을 보면 2차 접종 후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므로 간격을 늘려서 접종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 중 실수로 1/2 용량을 접종했을 때 또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유효성이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았다. 화이자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비 유효성이 더 좋고, 중화항체 생성량도 높고 항체 역가의 유지기간도 길기 때문에 1/2 용량 또는 접종 간격 연장에도 유효성이 줄어들지 않을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정부는 백신 구입이 늦어진 사유에 대해서 타국가에서의 안전성 정보를 사전에 검토해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화이자 백신의 심근염 위험은 해외 사례도 있고, 과학적으로도 개연성이 있음에도 경각심이 없는 것 같다. 교육부가 청소년 접종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 집단은 침묵해서는 안된다. 소아감염학회 또는 소아청소년과학회 등 관련 전문가 집단은 고3 수험생 및 청소년들에게 백신 접종이 미치는 benefit-risk balance를 분석해 올바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부디 고3 수험생에게 치명적인 심근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