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전문병원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환자단체 중심으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CCTV 설치 의무화의 방향성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CCTV 설치 장소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술실 내 CCTV 설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 산하의 일산병원에는 2층과 3층 수술실에 있는 CCTV 36대 중 22대가 수술실 안에 있는데 녹화된 것은 한 건도 없었다.
보건복지부 관리하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NMC)에도 425대의 CCTV가 있는데 수술실 내부에는 한대도 없다.
국가 기관이 선제적으로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게 최혜영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복지부가 더 많은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수술실 안에 CCTV를 설치하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게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선제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의 지적을 들은 건보공단과 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수술실 내 CCTV 설치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CCTV를 수술실 안에 설치했을 때 의사들이 의료소송 등에 휘말렸을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증거가 남는 문제가 있다"라며 "내부 지침, 어떻게 운영한다는 지침도 작성할 필요가 있다. 신중하게 접근해서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지방의료원의 수술실 CCTV 설치 현황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법안소위에서 공공의료기관부터 단계적으로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말한 바 있다"라며 "설치장소를 수술실 내부에 할 것인지 입구에 할 것인지 등 여러가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의료원을 보면 CCTV 설치율이 수술실 내부가 44%, 출입구에는 75%가 설치돼 있다"라며 "현장에서 수용가능성, 환자의 권리보호 이런거 보고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