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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의권(醫權), 올바른 방향 정립 필요"

원종혁
발행날짜: 2021-06-25 12:16:14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보고서 발간 "의권 개념 되짚어야"

한국적 의권(醫權)의 올바른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국내 연구진의 보고서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의권과 함께 진료권이나 의료권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긴 하지만, 법적 개념이 전무해 사회 전체에 혼란이 발생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가 '한국적 의권(醫權) 개념의 분석과 발전 방향'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보고서(연구책임 고려의대 의인문학교실 한희진 교수)는 지금까지 의료계에서 사용되어온 '의권'이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고 보장받을 권리라는 의미와 임상적 자율성 및 의학전문직업성에 근거한 자유재량권이라는 의미가 혼재된 채로 사용되면서 의료계와 사회 전체에 혼란을 야기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이런 혼란을 해소하고자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논의돼 온 의권의 개념을 분석하고 향후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했다는 것. 연구진은 해외에서 의권의 개념과 유사한 임상적 자율성(clinical autonomy)을 살펴보기 위해 영국, 미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일본 등의 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서구의 임상적 자율성은 의학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과 연결돼 직업적 자율성(professional autonomy)으로 이해되고 있었다는 평가.

연구진은 "이러한 자율성 개념은 법적 차원에서 의사와 공권력과의 관계가 아니라, 의사의 진료 상황에서의 임상적 결정과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의권과 더불어 진료권이나 의료권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긴 하지만 이 모두 법적 개념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권리 개념에 대한 일반적 학설에 따라 권리는 권리자의 선택권 혹은 통제권의 존재를 권리의 본질적인 징표로 여길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권리의 근거를 자율성의 보호에서 찾고 있으므로, 법적으로 의권이란 권리주체가 의료에 관한 통제권 혹은 결정권을 가진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한국적 의권 발전 방향을 제시했는데, 사회는 전문직 단체에 전문직 수행에 대한 자주권을 부여하고, 전문직 단체는 업무상 자율적이고 윤리적인 판단과 자율 규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사에 대한 면허 부여, 유지 및 관리 등은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전문직 주도의 기관에서만 가능하며, 의료 규제라고 명명되는 일련의 활동은 면허 기구에서 담당하고, 국가는 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한국적 의권의 발전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그동안 의료계에서 폭넓게 사용해온 의권의 개념을 명확히 되짚어봄으로써 한국적 의권이 올바른 방향에서 제대로 정립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연구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연구에서는 지금껏 언론에서 사용된 의권의 개념을 분석하기 위해 2000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약 20년간의 관련 온라인 기사 총 2,415건을 검토하고, 이를 의약분업과 같은 중요한 이슈별로 살펴봤다.

또한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 이후부터 최근까지 의권 개념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시대순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