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서울아산병원 우선 협상자 심사결과를 놓고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8일 5개 병원의 청라의료복합타운 최종 프레젠테이션 발표 이후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청라 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는 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순천향대 부천병원), 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하나은행컨소시엄(서울아산병원), 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인하대병원), 메리츠화재컨소시엄(차병원), 한성재단컨소시엄(세명기독병원) 등 5개 병원이 지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우선 협상자인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의 행정 절차 심의와 최대 150일간 협상을 거쳐 올해 말 사업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우선 협상 대상 선정을 놓고 점수 공개와 평가 공정성 등 문제 제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탈락한 병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재벌병원 자본력이 일정부분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A 병원 관계자는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실무자와 경영진의 허탈감이 없지 않다"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약속한 만큼 심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진보성향 보건시민단체는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에 포함된 담배 제조사인 케이티앤지(KT&G)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청라국제도시 투자 가치가 2조~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00병상 이상 병원 건립이 청라국제도시 사업자 선정의 필수조건이 되면서 투자사들이 해당 병원과 컨소시엄을 통해 부지와 건립비용을 무상 지원하는 방식이다.
보건의료단체 측은 "서울아산병원은 건강에 유해한 담배 제조사와 협약을 맺어서는 안 된다는 국제규정을 위반했다. 대학병원 분원 설립을 미끼로 투자성 자본의 먹튀 가능성과 함께 의료 상업성도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B 병원 보직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거대 자본의 완승"이라면서 "3500억원 자체 예산 투입과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장기이식 등 의료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최종 사업자 선정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아산병원 컨소시엄 관계자는 "우선 협상자 선정은 끝이 아니다. 행정절차와 세부 내용 협상이 남아있다"면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때까지 면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케이티앤지 컨소시엄 논란에 대해 "케이티앤지에서 법적 검토를 거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국제협약 위반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케이티앤지는 국민연금 분야 대주주이며 제약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한편, 인천 지역구 여야 국회의원들이 청라의료복합타운 5개 병원 컨소시엄 평가 결과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3조원 규모 청라국제도시 사업권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