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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개편 앞둔 암 적정성평가, 어떤 지표 담았나

박양명
발행날짜: 2021-07-13 05:45:56

대장·위·폐 평가지표 공개, 통합지표+특이지표 투트랙 구성
통합지표 12~13개로 구성…폐암만 별도 평가지표 없어

5대 암 적정성 평가 전면 개편을 앞두고 구체적인 지표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우선 대장암, 위암, 폐암 등 세 가지 암의 평가지표를 각각 공개했다.

암 치료 과정을 고려해 수술 중심의 급성기, 관찰기, 재발 전이기로 영역을 구분한 통합지표와 각각의 암 치료 특성을 살린 평가 항목을 추가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관련 의학회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5대 암 중 대장암, 위암, 폐암 적정성 평가 지표를 우선 만들고 25일까지 보다 넓은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한다. 이달까지 온라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최종 지표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 현재 암 적정성 평가는 변별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던 터. 심평원은 암 진료 영역 전반적인 질 평가로 방향을 설정하고 1년이 넘도록 새로운 평가 지표 개발에 몰두했다.

위탁 연구 추진해 이어 환자, 보호자 대항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암 관련 의학회와 질향상 학회를 비롯해 암적정성평가분과위원회를 2개월 사이 4차례나 개최해 전문가 의견도 수렴해 세부 기준을 만들었다.

통합 암 적정성 평가는 두 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하나는 암 종별과 상관없이 해당 의료기관이 암 진단과 치료를 잘 하고 있는지를 보는 '통합 암 평가'. 다른 하나는 각각의 암 별로 얼마나 의료의 질이 높은지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심평원은 우선 대장암, 위암, 폐암에 대한 통합 평가 항목과 함께 세부 지표를 공개했다. 평가 대상 기간을 2022년 진료분을 반영한다고 봤을 때 통합 암 평가 결과는 2023년은 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이 제시한 평가 지표를 살펴보면 위암, 대장암, 폐암 공통지표는 12~13개로 추려진다. 암 환자 치료 과정을 고려해 수술중심 급성기, 관찰기, 재발·전이기로 나눴다. 이 중 평가지표는 7개, 나머지 5~6개는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모니터링 지표다.

구체적으로 급성기 지표 중 평가 지표는 ▲전문 인력 구성 여부 ▲다학제 진료 비율 ▲암 확진 후 30일 이내 수술을 받은 환자 비율 ▲수술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 ▲수술 사망률 ▲수술 후 퇴원 30일 이내 재입원율 등 6개다. 여기서 수술 사망률은 원내 사망 또는 수술 후 90일 이내 사망을 본다.

모니터링 지표로만 활용할 급성기 지표는 평균 입원일수 대비 7일 초과한 환자 비율, 평균 입원진료비 대비 50% 초과한 환자 비율 등 두 가지다.

관찰기 지표는 암 환자 교육상담 실시율, 장기 생존자 자료 관리 등 두 가지인데 후자는 모니터링 지표다. 장기 생존자 자료 관리는 폐암 평가표에서는 빠졌다.

재발‧전이기 지표는 ▲호스피스 상담률 ▲사망 전 중환자실 입원율 ▲사망 전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치료 시행률 등 총 세 가지로 모두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모니터링 지표다.

이 같은 통합지표에 각각의 암에 적용할 수 있는 '특이지표'를 2~3개씩 추가했다. 다만 폐암은 별도의 특이지표가 없었다.

위암은 현재 평가지표 중 ▲내시경 절제술 치료 내용 기록 충실률▲불완전 내시경 절제술 후 추가 위절제술 실시율 ▲수술 후 8주 이내 권고된 보조 항암화학요법 실시율을 그대로 유지한다. 대장암도 현재 평가지표 중 ▲국소 림프절 절제 및 검사율 ▲수술 후 8주 이내 권고된 보조 항암화학요법 실시율을 유지한다.

심평원의 계획을 받아든 일선 의료계는 임상 현실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부분인지를 엄격히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대한폐암학회 임원이기도 한 경기도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평가지표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는 심평원의 공문이 전국 대학병원에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폐암 환자 치료 후 예후를 보는 지표가 있는데, 이는 환자의 경제력, 체력, 나이는 치료 후 결과와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수도권 병원과 지방병원 간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심평원 관계자도 "평가 지표가 대대적으로 바뀌다 보니 온라인 의견수렴 절차에 더해 보험심사간호사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이해당사자와도 별도로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지표 등을 세밀하게 검토해 이달 중 의견수렴을 완료하고 10월 세부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