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관리원이 의협에 생긴다면, 의료계 자정작용을 위한 전문가평가제가 더 강력한 권한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사회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광주광역시의사회 박유환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광주시의사회는 2019년부터 시작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평가단은 의료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허위, 과잉진료 및 윤리적인 문제, 사무장병원 색출신고 등 여러 현안에 대처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의 자율심의 기구.
박 회장은 "올해에만 2건의 제보된 사건에 전문가평가제 심의를 진행했으며 1건은 대리수술에 대한 내부 고발 형사사건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초긴급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1건은 본 전평단에 허위 과잉진료에 대한 내부 제보로 전평단에서 두 번의 심의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보건복지부 등 중앙기관에서 조사 중이라 결과를 관망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직 의사들 사이에서도 전문가평가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제보가 많지는 않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경찰이나 행정적인 정보를 얻기에 어려움이 있는 형편"이라며 "향후에 의사면허 관리원이 의협에 생긴다면 전문가평가제가 더욱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자정작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광주 지역 척추전문병원에서 발생한 대리수술 의혹 사건도 큰 논란이 일었다.
박 회장은 "방송에서 문제가 된 당일 오후 전문가평가단 회의를 발빠르게 열어 상황을 알아봤다"며 "동업 개원의들의 경영권 분쟁으로, 제보자로부터 본인이 가지고 있는 파일 및 기록물과 해당병원의 소명자료 등을 취합해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고발사건으로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이라 다음날 바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로 사건을 회부해 사건을 처리했고, 의협에서 현재 대검에 고발되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의사회 현안으로, 광주 지역에 한방 병의원 수의 분포도가 높은 문제도 이슈로 거론했다.
그는 "전국에 한방병원이 440개 정도 되는데 광주광역시에만 87개로 여타 시도에 비해 인구수 대비 월등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사무장 병원 형태로 개설되는 한방병원이 많고 경쟁이 심해서 불법환자 유치 및 과잉진료,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관련 불법행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에는 성업하던 한방병원이 갑자기 폐업하고 사라지는 일명 '한방 떳다방'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
박 회장은 "이는 결국 불법, 허위 과잉진료를 심평원이나 보험사의 추적을 피하고자 하는 행태"라면서 "한방병원 수입계획서를 보면 입원환자수가 수입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자보 관련 허위 환자를 과잉유치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은 형태인 양한방 협진이란 미명하에 경험없는 젊은 의사나 은퇴한 노의사를 고용해 허위, 과잉진료를 유도해서 의사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빈번하다"며 "최근 모대학병원에서 수련받던 젊은 의사가 직전 잠깐 근무했던 한방병원에서의 허위진료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41대 이필수 회장 의협 집행부에도 의견을 밝혔다.
박 회장은 "이필수 회장은 현 정부와 의료계가 합리적 협상을 먼저, 이후 투쟁을 중점으로 사안을 타개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며 "그 일환으로 3%의 수가협상체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보류, 의사면허박탈법 저지, 비급여 보고 유예 등 대처를 잘하고 있지만 다소 여당의 입법 놀이에 끌려다니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작년 9월 4일 의정합의때 유예되었던 의대정원확대 및 공공의대설립 법안이 11월경 백신 완료후 코로나가 진정이 되면 언제든지 상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공의협의회와 항상 투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