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임상시험의 풍경도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환자와 연구진이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오프라인 방식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비대면 임상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4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가 제약바이오업계 산업지형에 가져온 변화를 두고 이 같이 밝혔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임상시험위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 시장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집중으로 2019년 대비 11.2% 성장했다.
반면, 시장의 성장과 별개로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은 코로나 여파로 임상참여자 모집과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 임상시험은 한계에 부딪힌 상황.
이에 따라 반대급부로 늘어난 것이 비대면 임상에 대한 요구. 지난해 환자 온라인 비대면 진단, 원격 처방, 웨어러블 진단기기 활용 등 분산형 임상시험(DCT) 방식이 부상했다.
규제기관 또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임상시험 수행과 관련한 긴급 지침을 통해 모니터링 요원이 직접 임상시험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원격 모니터링을 사용해 최적화하도록 허용하면서 비대면 임상이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실제 작년 모더나의 경우 코로나 mRNA 백신 임상시험에도 스마트폰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구현해 대상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또한 가상 임상시험 플랫폼, 온라인 채용 및 원격 모니터링 솔루션 공급업체와의 협력 기회가 확대됐다는 게 바이오협회의 설명.
바이오협회는 "코로나 인해 긴급 임상시험 수요가 증가해 임상 정보의 신속한 교류가 중요해졌다"며 "이로 인해 분산형 임상이 부상했고 임상시험 정보수집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됐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오협회는 이러한 여파로 향후 글로벌 CRO들이 환자 중심의 비대면 임상시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DCT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하이브리드 임상을 통해 발생가능 한 요소를 사전에 지정하고 효율적으로 변경을 결정하는 적응형 임상설계와 모니터링이 가능해 질 것"이라며 "제약기업은 임상의 연속성과 비용 절감을 목표로 CRO와 협력해 하이브리드 임상을 설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즉,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이 환자의 연구기관 방문과 별개로 연구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하는 제약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대해 국내 CRO 업계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필요하지만 국내의 규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A사 CRO 임원은 "원격 임상이 세계적인 추세지만 온라인 임상을 위한 병원과 제약사의 협조가 부족하다"며 "전자동의서를 받는 것은 가능하지면 개인정보보호 등 여러 제약이 존재해 활발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B사 임원은 "임상이 현재 대학병원 중심으로 진행돼 임상시험실시기관 지정제가 풀려야 한다"며 "실시기관의 지정제를 풀어 지역별 다양한 병원이 참여한다면 임상을 더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