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 감염, 변이 예방률 저하 등 1세대 백신 효용성 논란 국내 제약사들 "플랫폼 기반 개발…추후 변이 반영 가능"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된 1세대 백신들이 변이 앞에 무력화되는 사례들이 늘면서 현재 개발중인 국산 백신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빨라야 임상 2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개발 기간 동안 다양한 변이가 등장하며 우세종이 된다면 개발된 백신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 반면 개발에 참여한 국내 제약사들은 다양한 변이를 항원으로 확보해 추가 시험을 거치고 있는 만큼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26일 현재 국내에서 진행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은 총 10개 품목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19일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큐라티스의 RNA 백신과 22일 승인받은 에이치케이이노엔의 백신을 포함하면 막 1상에 진입했거나 1상을 진행중인 품목이 4개다. 이중 1/2상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품목은 6개다.
빨라야 2상 단계에 있는 만큼 상용화까지는 아직 1년여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미 상용화된 1세대 백신들이 2020년 우한에서 유행한 초기 바이러스(WA1/2020)를 기본 모델로 개발됐지만 지속적인 변이의 등장 및 이들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며 효과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
실제로 영국에서 유래한 알파형 대비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1.64배 강화된 특징을 보이는데 최근 국내 감염 사례 중 델타 변이가 약 88%를 차지하면서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27일 기준 돌파 감염 사례는 총 779명. 이중 변이 발생 확인이 진행된 226명 중 72명이 알파, 베타, 델타 변이에 의한 돌파 감염으로 추정된다. 백신을 맞아도 변이 앞에는 그 예방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화이자 등의 주요 백신들이 변이에 대해서도 우수한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일부 백신들은 떨어지는 예방률을 보인다"며 "2회의 접종 이후에도 돌파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이 확산 추이가 백신 효과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미 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화이자 등의 다국적제약사들은 변이 유전 정보를 포함하는 '업데이트 버전'의 부스터샷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1세대 백신이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장에 따라 효과를 보증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것.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국산 백신이 변이종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비슷한 맥락에서 제기된다. 실제 그 가능성은 어떨까.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독감을 예로 들면 매년 유행하는 종이 다르다"며 "이에 유력한 유행 변이를 예측해 백신을 개발하는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사가 개발중인 백신도 플랫폼 방식이기 때문에 우한에서 유행한 초기 바이러스를 항원으로 확보해 면역원성, 안전성을 평가한다"며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독감 백신처럼 새로 등장한 변이종에 대한 유전정보를 백신에 반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변이는 아예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유전 정보가 다소 변화된 형태이기 때문에 초기 백신이라고 해도 일정 부분 효과를 담보한다"며 "혹시 모를 백신 무력화 가능성에 대비해 영국 변이인 알파형, 남아공 변이인 베타, 브라질 변이인 감마형 등 다양한 항원을 확보해 추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플랫폼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중인 주요 이유가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으로 이어진 코로나 백신의 변이에 대항하는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변이의 유전 정보 반영은 개발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
SK바이오사이언스와 동일한 유전자 재조합 기술 방식으로 개발 전선에 뛰어든 에이치케이이노엔 역시 비슷한 설명이다.
에이치케이이노엔 관계자는 "재조합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항원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에 새로운 변이도 추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바이러스를 항원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다양한 변이를 확보해 예방률을 같이 살펴보고 있다"며 "섣불리 말하기 이른감이 있지만 변이에 아예 효과가 없는 물백신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