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대면영업 대안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인식 전환 이동시간 감소 등 효과도 분명…"정돈된 메시지 핵심"
전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이 2년여 동안 지속되면서 제약업계에서도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던 비대면 영업이 이제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기존에도 온라인 특성을 접목한 영업방식이 존재했지만 대면영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아예 비대면 방식이 중요 트렌드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
특히 올해도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적으로 연장되면서 이젠 비대면영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한국다케다제약 영업직군(Medical Representative, MR)의 하루를 통해 제약사의 비대면 영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봤다.
달라진 아침출근길 병원 출근에서 재택‧회사로
일단 제약업계 관점에서 올해 흐름을 돌아보면 상반기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되면서 위축됐던 대면 영업활동이 다시 시작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주요 고객인 의료진이 백신 접종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만남 자체를 피하는 횟수가 줄었다는 것도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정부가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면서 제약사들 또한 다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다케다제약에서 암(oncology)분야를 담당하는 송대식 MR 역시 회사가 직원의 전원 재택을 강력권고 한 상황에서 대면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그의 업무 중 가장 달라진 것 중 바로 출근길이다. 기존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당일 약속이 있는 병원으로 출근해 근처에서 영업 업무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재택을 하거나 회사로 출근에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송대식 MR이 향한 곳은 한국다케다제약의 본사. 병원으로 향하지는 않았지만 오후에 종양내과 교수와 비대면 미팅(meeting)이 예정돼 있어 오전부터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미팅은 무조건 회사에서 진행해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송 MR은 "개인적 성향에 따라 집과 회사 어느 곳이든 근무가 가능하다"며 "인터넷 환경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회사를 선호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즉, 비대면 영업이 대부분 디지털 혹은 진행되는 만큼 더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영업 활동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다케다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을 가지고 옴니채널(Omni-Channel) 마케팅과 SNS 채널, 웹사이트, HCP 포털 등의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활동을 전개 중에 있다.
그렇다면 달라진 출근길만큼 그의 업무도 비대면 영업의 영향을 받았을까? 돌아온 답변은 '그렇다'이다.
송 MR은 "재택을 하더라도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업무만 제외하면 업무는 비슷하다"며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비대면 미팅을 진행하기 위해서 자료를 찾고 준비하는 것에 더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비대면의 특성상 제품 정보 전달을 위한 자료가 더 중요해졌고 이를 고객의 제품을 인식하는 정도나 원하는 정보 등을 파악해 개별적으로 구성해야 비대면 영업의 효율도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비대면 영업과 대면 영업을 가리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있다 바로 송 MR의 휴대폰. 기존에도 전화를 통한 문의는 있어 왔지만 이젠 고객의 전화부터 부서 간 일정 조율까지 신경써야할 부분도 늘은 셈이다.
비대면 핵심 디지털…접근 방식 자율성‧다양성 강조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 약속된 미팅 시간이 다가오자 송 MR도 더 분주해졌다. 화상 회의 플랫폼을 점검하고 이날 함께 미팅에 참석하기로 한 의학부, 마케팅부서, 지점장 등이 참석하는지 여부까지 확인을 하는 모습.
이러한 모습도 과거와 달리 장소에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이라는 게 송 MR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일정을 조율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소라는 물리적인 공간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지금은 공간의 제약이 없다보니 시간만 허락한다면 함께 미팅에 참여해 고객의 의견을 듣고 반대로 궁금증을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미팅은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듯이 기술적으로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시간에 맞춰 예정된 인원이 참석해 PPT 등 자료를 띄워서 제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 확인이 가능했다.
오늘 미팅을 진행한 교수는 서울에 위치한 상급종합병원의 종양내과 A교수로 송 MR이 제품의 임상정보, 보험급여 적용 등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진행하면 이에 대해 중간 중간 서로의 궁금증에 대해 의견을 묻는 시간을 가졌다.
다만, 옆에서 지켜볼 때 비대면으로 진행되다보니 상대적으로 대면 대비 한쪽이 일방적으로 말을 많이 하거나 소통에 어색한 부분이 있는 점은 불가피해 보였다.
미팅이 끝난 뒤 비대면 영업에 대한 시각에 대해 묻자 A교수는 이젠 대면 영업만 고집하는 시대는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A교수는 "이제는 환경이 달라졌고 결론적으로는 대면과 비대면이 섞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며 "오늘 미팅은 비대면으로 논의해도 충분한 주제였고 대면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지금 같은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A교수는 비대면의 편의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면 방식이 꼭 필요한 영역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령 임상시험 진행 요청 등의 경우는 대면으로 설득하는 것 대비 비대면으로 설득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면영업이 필요한 부분들은 있고 케이스에 따라 제약사도 취사선택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장이 바라본 비대면영업 미래는?
오늘 가장 중요한 미팅이 끝났지만 송 MR의 업무는 계속된다. 미팅 중 A교수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과 자료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송 MR은 이러한 준비도 대면 영업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했을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담당하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이전에는 미팅 이후 이동시간이라는 물리적인 요소가 있어 미팅이나 업무에 제한이 있었다"며 "지금은 비대면이기 때문에 시간 활용의 기회가 더 늘었다"고 언급했다.
또 송 MR은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전보다는 데이터와 논문 위주의 리뷰를 더 하는 것 같다"며 "비대면이다보니 정돈된 메시지가 더 강조되고 있고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지켜봤을 때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이 생긴 이후 영업방식의 변화는 이제 새로운 것을 넘어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보였다.
결국 잠깐 동안 대면 영업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영업 방식으로 온전히 자리 잡은 셈이다.
송 MR은 "코로나 초기 대면 외에는 영업사원이 뭔가 시행할 수 있는 툴이 없었지만 각 회사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다른 회사는 모르겠지만 다케다의 경우 비대면 영업이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미팅 외에도 비대면 영업의 여러 방식이 있기 때문에 각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부분을 선택해 진행하는 자율성도 강조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땐 비대면과 대면 영업의 강점들을 살려 MR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