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수 교수, 무기력 원인과 행동지침 담은 책 출간 "의사로서 대중의 언어로 코로나블루 극복 돕고파"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전 국민이 단절된 생활을 지속한 지 2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동시에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인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삶에서 비롯된 번아웃 증후군이다. 갑자기 찾아오는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두 혼란스러워 하다 끝내 병원을 찾게 되는 것.
고대구로병원 한창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사진)은 이 같은 '코로나 블루' 현상이 일종의 무기력에서 찾아온다고 봤다. 무기력이 심각해지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원인이 돼 더 위험한 심리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한창수 교수는 무기력의 원인과 극복 행동지침을 구체적으로 담은 '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 신간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한 교수는 지난 24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최근 정신과 문턱이 낮아지고 의원 개원을 선택하는 전문의도 많아졌다"며 "결국 코로나 블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교수도 최근 진료를 하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회를 지탱하는 30~40대 환자들의 큰 폭의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 교수는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정신적‧육체적 피로함으로 인해 찾아오는 무기력, 즉 의욕이 없다는 데에서 정신과를 찾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무기력에 대한 진단명이 사실 없다. 공황장애나 우울증으로 진단명을 써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따라서 한 교수는 무기력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신체, 감정, 정신 3가지 원인 중 어느 부분의 무기력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무기력의 증상과 원인을 설명하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한 교수는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자신 만의 '루틴'을 만들어내면서 주변에 의존하지 않고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최근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을 20~30대 젊은 세대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한 교수는 "무기력은 증상이고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 더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에서의 사회적 어려움을 분노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다"며 "결국 본인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것인데 본인의 자존감을 키우고 칭찬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장기화로 사회에 단절되면서 집중력도 떨어지고 의욕 없는 분들이 정말 많아지고 있다. 결국 이런 사회 단절 속에서 삶을 포기해버리는 환자까지 나오지 않나"라며 "의사로서 전문가가 쓰는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중들이 생각하는 단어로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 교수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과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이자 의료원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