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 중심 위‧대장 내시경 '진정 마취제‧장정결제' 시장 분주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기대감…의료계는 '빈익빈 부익부' 전망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건강검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대유행을 기점으로 검진 시장이 한 풀 꺾인 상황이지만 백신접종이 확대되고 직장 등 단체검진이 본격화되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전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이 중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검진에 있어 필수적인 내시경이다.
일반적인 검사 항목 위주인 검진에서 위‧대장 내시경의 경우에는 의약품 공급이 필요한 분야기 때문이다. 위 내시경의 경우는 마취제, 대장 내시경은 장정결제가 그것이다.
안정적 시장 속 성장 기대감이 시장 뛰어든 국내사들
사실 코로나 이전까지 검진 항목 중 내시경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였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까지 위‧대장 내시경을 받는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유지해 왔다. 위 내시경의 경우 2016년 약 225만명에서 2019년 약 230만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대장 내시경의 증가세는 위 내시경을 뛰어넘는다. 2016년 약 204만명이었던 환자 수는 2019년 위 내시경 환자 수를 앞질러 약 233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닥친 2020년 위와 대장 내시경은 각각 약 218만명, 약 220만명으로 환자수가 추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사들을 중심으로는 내시경을 중심으로 한 검진 시장이 안정적 시장이라는 점을 주목하며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위 내시경의 경우에는 진정 마취제 시장을 놓고 국내사들의 경쟁하고 있는 형국.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등이 주를 이루는 마취제의 경우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100억원 내외로 평가되고 있다. 외과적 수술 등에도 마취제가 활용되지만 '진정의 유도 및 유지' 적응증으로 수면 위, 대장 내시경 시에 가장 많이 쓰인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시장에는 국내사를 중심으로 동국제약과 명문제약, 대원제약, 부광약품, 휴온스 등이 품목을 생산 중이다. 다만, 이들 제약사들은 주요 마취제 시장을 확대하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시장을 유지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이 가운데에서도 하나제약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하나제약의 경우 전통적으로 마취‧진통제 분야에 강점을 나타내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최근 신약인 '바이파보주(레미마졸람 베실산염)'를 출시해 수술과 동시에 내시경 시장을 겨냥한 품목을 최근 식약처로부터 허가도 따냈다.
일각에서는 신약 출시로 인해 하나제약이 3~4년 후 경쟁약품들을 압도하며 향후 400억원 이상의 품목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 상황.
하나제약 관계자는 "최근 바이파보주 50mg에 이어 20mg까지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며 "진정의 유도 및 유지 적응증 추가로 시술 진정 및 내시경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와 함께 내시경 시장에서 제약사들이 경쟁하고 있는 품목은 대장 내시경의 장정결제 시장이다. 장정결제 시장의 경우 태준제약과 한국팜비오가 경쟁 중인 상황에서 최근 동국제약과 한국파마 등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검진 환자 급증세를 발판 삼아 현재 500억원이 넘는 시장으로 꼽히는 대장 내시경 분야에서는 태준제약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제는 춘추전국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팜비오의 경우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과 검진센터에서 오라팡을 처방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70억원에서 올해 목표 매출을 200억원으로 재설정,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65세 고령층에서의 안전성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검진센터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위‧대장 내시경의 경우 검진 항목에서 필수적인 분야인 데다 코로나 상황에서 줄어들기는 했지만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시장으로 꼽힌다"며 "기본 국가검진과 직장, 단체검진이 활발해지면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적합한 분야로 하반기부터는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한다는 기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유행지나 회복세? 내시경 '부익부 빈익빈'
그렇다면 국내 제약사들의 기대와 같이 코로나 대유행의 긴 터널을 지나 내시경 환자수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할 수 있을까.
이를 두고서 의료계 내에서는 본격적인 검진 시즌을 앞두고서 대형병원 검진센터와 개원의들 간의 전망이 엇갈린다.
개원가의 경우 코로나가 끝나기 전까지는 이전과 같은 위‧내시경 환자 수 회복은 꿈 꿀 수 없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올해가 환자 수가 더 줄어들었다는 체감이 들 정도라고.
한국건강검진학회 곽경근 학술부회장(서울내과)은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한 전년도보다 검진 환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올해의 경우도 상반기 잠시 잠잠하다가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보통은 10월부터 12월까지 국가, 단체검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는 기대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검진을 하는 개원가는 대부분 내과 위주인데 현재 대부분의 내과가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검진 여력도 떨어진 상황"이라며 "코로나 백신을 전체 인구의 70% 이상 접종하기 전까지는 검진까지 감당할 여력이 없기에 앞으로 당분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형병원과 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들을 중심으로는 코로나 이전은 못해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취재 결과, 서울 내 위치한 검진 전문 대형 센터들의 경우 올해 말까지의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의 경우도 지난해 코로나 발생 이후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코로나 검사 지원에 투입되기도 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존 검진과 내시경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소화기내시경학회 임원 C대학병원 교수는 "소위 말해 대형 검진센터는 CT‧MRI, 유방‧산부인과 검사 등 내시경뿐만 아니라 모든 검진을 하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예약이 밀리는 상황"이라며 "이에 반해 일반 내시경만 하는 개원가 검진 환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인지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검진센터 소속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포지엄이나 제품설명회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검진 시장의 경우 더욱 팽창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