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장 곽승기 교수| 올 여름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조심스레 휴가 계획을 세웠다가 쉽게 마음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휴가를 어렵게 한 게 비단 코로나뿐이었을까? 관절염 환자분이시라면 여름철 관절의 상태가 유난히 나빠지고 통증도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 특별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했을 것이다.
특히, 아침 내내 관절이 뻣뻣해 움직이기 힘들었다면 단순한 관절염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고온 다습한 여름철의 낮은 기압과 높은 습도가 관절의 통증이나 부종, 뻣뻣함을 증가시켜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서 17년까지 연중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 여름철(6-8월)에 가장 많았다. 혈청검사양성 류마티스관절염 기준으로 지난 해 50‧60대 환자가 전 세대 중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성별로는 환자 5명 중 4명이 여성이다. 어머니, 아내 등 50-60대 여성 가족 구성원이 올 여름에 이러한 증상들을 겪었을 확률이 높다.
류마티스관절염일 경우 다른 관절염과는 달리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증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몇 주 이상 조조강직이 지속되면서 통증, 피로감, 열감,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동시에 있다면, 진단을 받아보는게 좋다.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을 시, 발병 후 2년 이내에 약 60-70%에서 뼈가 녹는 '골미란', 발병한지 약 10년 후에는 50%에서 관절 파괴로 운동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질병 활성도를 최대한 낮춰, 염증과 관련된 증상과 징후가 없는 '관해'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유파다시티닙, 아달리무맙과 같이 관해 달성에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임상 현장에 도입돼 있다.
이 중 유파다시티닙과 같은 JAK(Janus kinase) 억제제의 경우 류마티스관절염 관련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 신호 체계인 'JAK'를 직접 억제하는 기전을 갖추고 있다. 기존 치료제인 아달리무맙 등 생물학적제제 대비 개선된 임상적 관해 달성율을 보였고, 통증, 피로감, 조조강직 증상에도 효과가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 약처럼 알약 형태라 일상에서 편하게 복용하며 보험 급여도 적용돼 있다.
비단 류마티스관절염은 계절을 막론하고 환자의 일상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실제로 유럽 환자 대상의 설문조사 및 코호트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45%, 중증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67%가 업무 장애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23%가 질환으로 인해 정년보다 빨리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관련 증상을 겪는 상황에서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환자분이라면,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을 권장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거의 대부분 산정특례 질환으로 지정돼 요양급여비용총액의 10%만 본인이 부담하도록 정해져 있다. 따라서 치료비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