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GSK 싱그릭스주 허가…MSD·SK바이오와 경쟁 예고 1000억원 시장 코로나 기점으로 급하강…의사 관심 크게 줄어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신규 약제가 추가돼 '3파전' 양상이 전개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제약업계의 대상포진 백신 시장 경쟁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이 쉽지 않은 분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GSK의 유전자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인 '싱그릭스주'를 허가했다.
싱그릭스주는 만 50세 이상의 성인, 만 18세 이상에서 질병 혹은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 또는 면역억제제로 인해 대상포진의 위험이 높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의 대상포진 예방에 쓰이는 백신.
1회 0.5ml씩, 2개월 간격으로 총 2회 근육 주사하는 제품으로 지난 2017년 10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병·의원 시장에서 대상포진 백신은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MSD의 '조스타박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경쟁하고 있는 시장에 GSK '싱그릭스주'가 추가되는 셈. 현재 조스타박스는 HK이노엔이, 스카이조스터는 JW중외제약이 개발사 측과 협약을 맺고 병·의원 영업·마케팅을 함께 벌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제약사들이 대상포진 백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열을 올리고 있는 데 반해 전체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로 인해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을 주도하고 있는 두 제품 모두 지난해부터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시장 선두에 서 있는 조스타박스의 경우 2019년 559억원에서 2020년 432억원으로 하락했으며, 올해 상반기 119억원을 기록해 매출 감소가 유력하다.
스카이조스터 역시 같은 기간 341억원, 291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하더니 올해 상반기 82억원으로 집계됐다.
즉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작년을 기점으로 병·의원에서 대상포진 백신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과를 중심으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병·의원에서도 이를 체감하는 분위기다.
결국 대상포진 백신이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대유행이 종식되지 않는 이상 코로나 대유행 이전과 같은 매년 1000억원의 시장을 다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 제한된 시장에서 제약사들의 경쟁을 예상할 밖에 없는 부분이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총무이사(서울내과)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진료자체가 위축되면서 대상포진 백신을 찾는 환자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인상"이라며 "환자들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다른 걸 돌아 볼 틈이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 지난해부터 대상포진뿐만 아니라 전체 백신 시장이 위축됐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폐렴구균 백신도 의료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줄어든 상태"라며 "독감의 경우도 지켜봐야 하지만 다른 백신들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체 백신시장이 회복하려면 코로나 종식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