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학회, 소아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요성 분석 국내외 이상반응 빈도 유사…증가세 고려할 때 접종 '효용'
최근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결정이 나오면서 접종 시 실제 이득과 위험을 고려하기 위한 학술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제 소아 감염자에서의 중증 발현 및 사망률이 성인보다 낮고 청소년 접종에서 심근염 발생 비율이 높게 보고되고 있지만 이상반응 보고율이 높은 청소년 특성 및 청소년의 활동량을 감안할 때 접종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결론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24일 대한백신학회는 온라인 방식의 제18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내 코로나 백신의 개발 현황, 소아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요성 및 백신 접종 관련 이상반응 사례 보고 등의 세션을 진행했다.
조은영 충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청소년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연을 통해 국내외 접종 현황, 이상사례 발생 빈도 등 다각도로 분석하며 실제 그 필요성 여부에 접근했다.
조 교수는 "9월 기준 0~9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누계는 5.2%, 10~19세는 8.45%에 달한다"며 "사망누계나 치명률은 기타 고연령층 대비 떨어지지만 2021년 5월에 9세 소아에서 심한 폐렴으로 치료한 증례가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증례는 소아청소년들도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의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여러차례 유행이 반복되고 변이가 나오면서 소아청소년의 감염률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체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학령기 감염자도 덩달아 증가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감염률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우 누적 소아 감염률이 14.8%에 달하고 이들 중 입원률은 소아 전체 입원률의 1.6~4.1% 차지하고 있다.
조 교수는 "미국의 소아 감염자 중 사망률은 0.03%에 불과하지만 이는 소아에서도 사망이 발생한다는 걸 뜻한다"며 "미국의 초기 소아 감염자가 2.6%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2.4%까지 증가해 노인층 감염이 줄고 소아청소년이 급증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에서 12~17세 중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분석했을 때 약 31%가 중환자실(ICU)에 입원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해외의 소아청소년들의 접종 후 이상사례에서 심근염과 심낭염이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지만 대다수는 경증에 그쳐 접종 시 이익이 위험을 상회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조 교수는 "해외에서 12~17세의 12만 9059명의 2회 접종 후 이상반응을 분석했을 때 고열 발생이 약 30%, 두통이 약 50%를 차지한다"며 "다만 중증 심근염은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도 고3 수험생의 44만 여건의 예방접종 자료를 통해 전체 소아청소년의 이상반응을 예측해 볼 수 있다"며 "수험생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이상 사례를 보면 해외와 비슷하게 가슴 흉통이 21.5%, 어지러움 17.58%, 두통 15.78%를 차지했고 중대한 이상반응은 30건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심근염, 심낭염 발생은 6건으로 100만명당 발생 비율로 환산하면 해외보다 많지 않은 편"이라며 "질병관리청의 이달 7일 기준 자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소아청소년의 감염률 98.4% 감소를 나타내 효용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판단했다.
신선희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다른 관점에서 접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성인 대비 사망률 등 백신으로 인한 직접적인 효용은 적지만 소아청소년의 높은 활동량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증가시킨다는 점과 소아청소년들에서 집중된 이상반응 사례 역시 부작용 민감도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접종의 혜택이 크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과외 활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전파 가능성이 많아진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소아청소년도 전파 예방 목적의 백신 접종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소아청소년들의 이상반응 신고가 많았는데 이는 실제 이상반응 발현 빈도나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해당 연령층이 자극에 민감하고 인터넷 사용도 원활하다 보니 신고율 증가 결과로 수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은 18세에서 가장 높았지만 실제 해당 연령층의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자는 1만 5천명으로 타 연령대 대비 가장 낮은 접종자 수를 기록했다.
신 교수는 "소아에 백신을 다 맞춘다면 이상반응 신고율은 엄청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백신과의 인과성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인과성 평가사례 중 중증사례의 일반적 특성을 보면 60~70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더나 백신의 12~17세 예방률 93.3%로 캐나다에선 소아청소년의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며 "해외 각국이 순차적으로 소아청소년 접종에 들어가고 있어 점차 안전성, 효용성 데이터가 축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감염 지수가 낮은 국가에선 다회 접종 보다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이 사망률 감소에 더 크게 기여한다"며 "우리나라가 바로 재감염 지수가 낮은 대표적인 나라이기 때문에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은 효용 쪽이 앞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