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부터 신생아 대상 영유아 건강검진이 신설됐지만 일선 의료기관이 참여 자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좀처럼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소아청소년 개원가는 영유아 검진비용 자체가 너무 낮은데다 신생아 검진은 더 낮게 책정돼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은 올해 새로 도입된 '1차 영유아검진'이 유명무실해졌다고 30일 지적했다.
정부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올해 7월부터 생후 14~35일 대상으로 확대 했다. 생후 4개월 이전 영아기 초기에 흔한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모유수유, 영아돌연사증후군 등 영유아 성장 발달 시기에 적절한 건강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영유아 검진 수검률이 31.4%였다. 1차 영유아 검진을 제외한 2~8차 영유아 검진 수검률이 평균 55.5%인 것과 비교하면 24.1%p 낮은 수치다.
신생아 검진에 참여하는 영유아 검진기관에 4122곳 중 1차 영유아 검진을 1회 이상 시행한 기관은 1264곳(30.7%)에 그쳤다.
정 의원은 영유아검진 시행률이 낮은 이유로 검진비를 둘러싼 보건당국과 의사단체의 갈등을 지목했다.
보건복지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저출산으로 경영난, 영야아 건강검진의 질 향상을 위한 건강검진 비용 정상화를 요구하며 회원에게 1차 영유아검진 참여 유보를 권고했다"라는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맘 카페 등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1차 영유아 검진 시행기관을 찾지 못해 다른 회원에게 시행기관을 문의하는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좋은 뜻으로 도입된 정책이 의사단체와의 갈등으로 저조한 수검률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자를 대상으로 1차 영유아 검진 홍보를 강화하고 검진 비용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를 고려하는 등 수검률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소청과 개원가가 신생아 검진을 반대하는 이유는?
소청과 개원가는 저출산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영유아 검진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을 수년째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유아 건강검진비는 문진 및 진찰료(수가의 80%), 발달평가와 건강교육비로 구성돼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3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영유아 검진 사업이 시작된지 10년도 넘었는데 수가는 딱 한 번 올랐다"라며 "심지어 생후 14~35일 영아 검진 수가는 더 낮게 책정됐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영유아 검진은 기본 15분, 길게는 30분 이상이 걸리지만 수가는 턱없이 낮다"라며 "신생아 검진은 더 어렵다. 미숙아도 있고, 잘못될 확률도 더 높고 부모의 질문도 더 많다"라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이어 "의사책임이 더 높은데 비용은 더 낮은 상황에서 누가 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정부는 어려운 소청과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