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지역은 144명에서 152명으로 늘어난 반면, 서울 외 지역은 132명에서 118명으로 급감했다.
서울 지역을 제외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입원전담전문의 6명이 사직한 셈이다.
◆서울 지역 증가, 지방 급감…의료계 “낮은 수가, 예견된 결과”
복지부는 본사업 전환에 따라 입원전담전문의 확대를 기대하며 전공의법에 따른 의료공백 대안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의료계는 예견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지역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입원전담전문의 수가 가산 번복 사태는 차지하더라고 제도화의 메리트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제도화 수가를 반영해 1억 5000만원 내외 연봉을 지급받고 있다. 신분은 병동 담당 진료교수로 사실상 전임의 위치이다.
그렇다고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을 강제화할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
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안착을 위해 수련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지정 필수조건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말 그대로 '검토'만 하는 상황이다.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선택사항인 입원전담전문의 항목을 필수사항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이나 병원들을 사로잡기 역부족인 게 현실.
올해 지정된 45곳의 상급종합병원 유효기간이 3년인 만큼 2024년 5기 지정까지 필수사항 평가는 2023년까지 여유가 있다.
◆복지부, 상급병원 필수항목 검토만 되풀이, 입원전담의 ‘옵션’ 불과
보건의료 정책 시스템을 인지하고 있는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선 올해와 내년까지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은 옵션에 불과한 셈이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의 불안감은 가중되는 분위기이다.
답이 보이는데 꿈쩍도 안하고 있는 복지부를 향해 비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외과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 정윤빈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진료교수)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사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병원 어디서든 사직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는 없다. 병원도 전문의들도 잠시 머물다 가는 임시 직종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내과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 김준환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진료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수가 줄었다는 것은 사업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하고 "수련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지정 필수조건을 언제부터 하겠다는 공허한 말은 희망 고문에 불과하다"며 즉각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특이점은 소아청소년과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약진이다.
9월말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270명 중 내과 109명과 외과 42명 등이 여전히 절반을 상회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 40명으로 가정의학과 39명을 앞질렀다.
저출산에 따른 얼어붙은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와 봉직의 시장 그리고 내년도 전공의 3년제 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청과 40명, 가정의학과 앞질러…경영 불안·3년제 ‘작용’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진료현장 노력을 진료비 청구현황에서도 확인됐다.
메디칼타임즈가 국회를 통해 별도 입수한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6월말) 입원전담전문의 청구액’에 따르면, 총 청구액은 42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분기 상급종합병원 21억 2300만원과 종합병원 2억 2700만원, 2분기 상급종합병원 24억 3300만원과 종합병원 4억 6500만원 그리고 2020년 1분기 상급종합병원 30억 9500만원과 종합병원 9억 9200만원, 2분기 상급종합병원 35억 6200만원과 종합병원 12억 7100만원 등과 비교해 급증한 수치이다.
청구액은 입원전담전문의 1명당 입원환자 수가에 해당하는 만큼 올해 하반기 인원 감소에 따른 청구액 하락이 예측된다.
지역 상급종합병원도 할 말은 있다.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입원전담전문의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 병원들 높은 연봉 제시해도 안와 “병원 유인책 미비”
올해 상급종합병원에 재진입한 울산대병원은 연봉 2억 5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했다. 현재 내과와 가정의학과 각 1명 채용에 그친 상황이다.
울산대병원 보직 교수는 "웬만한 임상교수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해도 생각만큼 문의도 지원도 없다"면서 "전문의들 입장에서 급여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신분의 불안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지역 병원이 채워져야, 지방 병원이 채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임원은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의 취지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병원들이 적극 나설 수 있는 인센티브가 없다"면서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본 사업만으로 병원들을 유인할 동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차관 시절 입원전담전문의 제도화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왔다.
입원전담전문의 확대 여부는 복지부 실행 의지에 달려있다.
내과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 김준환 홍보이사는 "본 사업 이전 복지부와 많은 회의를 했지만 어느 순간 연락도 안 온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줄어드는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방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남아있는 입원전담전문의 270명은 모래성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