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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바뀐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진출 전략 수정 불가피

황병우
발행날짜: 2021-10-27 05:45:54

FDA, 교체처방 허가 따른 국내사 전략 수정 필요
추가 임상 비용 부담과 시밀러 간 등급 구분 시각차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교체처방(Interchangeable) 허가를 연달아 내리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 변경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교체처방 허가로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반대급부로 FDA의 교체처방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바이오시밀러 안에서도 등급이 나눠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는 모습.

결국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제약바이오사 입장에서는 교체처방 허가를 위한 임상을 또 시행할지를 두고 전략을 수정, 보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가 최초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간 교체처방 허가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7월이다.

최초로 교체처방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사노피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당뇨병 치료제 셈글리로 이후 10월에는 애브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실테조가 두 번째 교체처방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시장 확대 속도가 더뎠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실제 미국 정부는 경쟁 부재로 가격 인상과 의료서비스 접근이 감소되고 있다며 전문 의약품의 약가 인하 등 타개책을 구상중이다.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경제의 경쟁 촉진에 관한 행정 명령'의 헬스케어 분야 부분을 살펴보면 경쟁 부재로 가격 인상과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감소시키는 전문 의약품, 보청기, 병원 및 보험 등 4개 분야에 대한 대책이 명시돼 있다.

특히, 전문 의약품이 포함된 배경 관련해 미국인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같은 약에 2.5배 이상을 지불하고 있고 그 결과 미국인 4명 중 1명은 의약품 지불에 어려움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OECD 32개국에 비해 전문 의약품 약가가 256% 즉, 2.56배 높게 책정돼 있다. 브랜드 의약품의 경우 344% 높고, 미국 매출 상위 60품목은 395%, 바이오 의약품은 295% 높다.

결국 바이오시밀러의 교체처방 허가 증가는 이같은 전문 의약품 약가 인하와도 뗄 수 없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 다르게 이야기하면 조건을 충족할 경우 FDA의 교체처방 허가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결국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사 입장에서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가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

한국바이오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시장 진출 당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예측과 달리 시너지를 내며 시장이 더 확대된 측면이 있었다"며 "교체처방 바이오시밀러 지정으로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바 있다.

바이오업계 A관계자는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확대 될 것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라며 "교체처방 가이드라인이 나온 지는 몇 년 됐던 상황에서 서로 눈치만 봤다면 실제 사례의 등장으로 기업마다 적극적인 고려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다만, 문제는 기존에 허가받은 임상과 별개로 교체처방을 위한 임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교체처방 허가를 받은 셈글리와 실테조를 살펴보면 셈글리는  2019년 미국 FDA에서 제안한 바이오시밀러의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가이던스에 맞게 연구를 수행해 교체처방 추가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국내사 역시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넘어서 교체처방 허가까지 노린다면 추가적인 임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사 B관계자는 "임상을 추가로 해야 되는 것은 금전적인 부분에서 적은 비용이 드는 게 아닌 만큼 어려운 건 사실이다"며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과 교체처방이 얼마나 더 이익을 볼 수 있는지를 고려해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교체처방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 탑다운 방식으로 다른 바이오시밀러의 접근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교체처방과 별개로 처방에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즉, 교체처방을 위한 임상의 비용대비 효과성을 따져봐야 된다는 것.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이미 교체처방으로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선택에 여지가 없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향후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교체처방 유무를 기준으로 시장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결국 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내에서도 등급이 나눠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이번에 교체처방 승인을 받은 실테조는 오는 2023년 7월 출시 예정이다. 기존에 바이오시밀러로 FDA 허가를 받은 제품의 경우 ▲암젠 암제비타(Amjevita) 2023년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Hadlima) 2023년 6월 ▲화이자 아브릴라다(Abrilada) 2023년 11월 등으로 2023년 내에서만 연달아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렇듯 휴미라의 특허 만료에 맞춰 바이오시밀러가 연달아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변수가 남아있지만 FDA의 교체처방 유무에 따라 미국 내 의료진의 선택도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여기에 더해 오리지널 제품을 가지고 있는 애브비 역시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견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특허 방어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일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오리지널과 교체처방 바이오시밀러의 중간에서 애매한 위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바이오업계 C관계자는 "시밀러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고 교체처방이 더 유리하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교체처방 허가가 하나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 역시 결국 교체처방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