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영향을 톡톡히 받은 지난해 전체 의료기관 진료비 증가율은 1%대에 머물렀다. 연평균 11%에 가까웠던 진료비 증가율이 대폭 감소한 것.
특히 의원급에서는 진료과의 진료비 증가율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영향으로 비뇨의학과 및 산부인과,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증가는 두드러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건강보험 통계연보'를 공동 발간했다.
지난해 심평원이 심사한 진료비는 총 86조8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중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69조300억원으로 79.5%의 비중을 차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의원이 17조 342억원으로 가장 높고, 상급종합병원 15조 2140억원, 종합병원 14조 913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전년대비 전체 평균 보다 높은 1.63% 늘었다. 병원과 요양병원 진료비 증가율도 각각 2.4%, 3.6%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의원만 따로 놓고 봤을 때 지난해 의원 진료비는 전년 보다 1% 늘었는데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보장성 강화 정책 효과를 본 진료과목이 진료비 증가를 이끌었다.
구체적으로 산부인과 증가율이 도드라졌는데 2020년 진료비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1조497억원을 기록, 전년대비(8696억원) 20.7% 증가했다.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여성생식기 초음파 급여화가 급여매출 상승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초음파 급여화 영향권에 있는 비뇨의학과 진료비도 2020년 5634억원으로 전년 보다 12.3% 늘면서 증가율이 도드라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증가율도 눈에 띈다. 2020년 6907억원으로 전년대비(5857억원) 17.9% 늘어난 것.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이동을 국가 차원에서 제한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한 것과 맞물린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직격타를 맞은 진료과로 분류되는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진료비 증가율은 각각 -35.4%, -19.1%를 기록했다. 특히 소청과 개원가 진료비 증가율은 폭락한 탓에 연평균 증감률까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에 의료계도 소청과와 이비인후과 살리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소청과와 이비인후과 정책개선 TF를 각각 구성하고 이들 진료과를 살리기 위한 방안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