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담인력들 손사래 "의료체계 한계 봉착 시간문제" 수도권 병원들 초긴장 "의료인력 유인 파격적 보상책 시급"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공표된 수도권 병원 대상 병상 동원령에 의료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은 방역당국의 행정명령을 두고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의료체계 한계를 시험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내다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 수도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담치료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개소는 준중증 치료병상 402병상을 추가 확보한다. 기존 1.5% 수준인 전담치료병상을 3.0% 수준으로 2배 확대했다.
또한 200~299병상 종합병원과 병원 중 코로나19 치료병상을 운영하지 않은 61개 병원을 대상으로 허가병상의 5%인 총 692병상을 추가 확보한다.
중대본은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수도권 대상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한 예비 행정명령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목표한 병상을 확충하면,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1365개, 준중증환자 병상 857개, 감염병 전담병상 1만 1878개로 늘어나 하루 7천명 확진자 발생도 대응 가능하며, 예비 행정명령으로 하루 1만명 확진자도 감당할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른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식당과 커피숍 등 업소 제한 시간 해제로 야간 및 야외 활동량 증가는 곧 확진자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했다.
세 번 째 행정명령을 받은 수도권 병원들은 초긴장 상태이다.
음압병상 등 준중증환자 병상 확보는 공사를 거쳐 이뤄질 수 있으나, 코로나 병상 전담 인력 재배치와 확충은 병원별 체감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인천의료원장)은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한국의 의료체계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며 "코로나 방역에 수 조원의 돈을 쏟아 붓고 전담병원인 지방의료원에서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정부가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응진 병원장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병원장들과 병상 동원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문제는 의료인력이다.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전담병상 자원자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응진 병원장은 "코로나 환자 치료 의료인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1년 넘게 지쳐있는 그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는 보상한다고 하나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위드 코로나 뒷감당은 결국 의료기관이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소병원협회 조한호 회장은 "코로나 전담인력이 없는 데 코로나 병상만 확대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느냐"면서 "복지부에 중소병원 대상 숙련된 의료인력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답이 없다"고 전했다.
길병원 엄중식 기획조정실장은 "일반병동을 코로나 중환자 병동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중환자의학과 의사들이 업무 가중을 지적하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며 "빅5 병원을 포함해 비코로나 중증환자가 집중된 상급종합병원 모두 병상 전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확진자 5천명에서 갑자기 7천명, 1만명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방역당국 예측이 잘못 됐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병상 확보와 의료인력 유인을 위한 파격적인 보상방안이 없다면 의료체계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