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등 일부 내용 문제 제기하며 촉발 "원점으로 돌려야" 의료정책연구소 "과거 어느때보다 많은 논의 거친 결과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발간한 '정책제안서'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의협은 의료정책연구소 주도로 의료계와 대국민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안서라며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개원가를 대표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는 정책제안서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며 '절차적 정당성'까지 문제삼고 나섰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역대 대선마다 의협이 각 후보 캠프에 정책제안서를 보냈었지만 제대로 채택된 사례가 없었다"라고 지적하며 13만 의사의 총의가 반영되지 않았고 절차적 정당성도 없다고 19일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의료정책연구소가 만든 대선 정책제안서는 의협의 정책제안서인가"라고 반문하며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회원이 바라는 바를 정책으로 정하고 제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개협은 올해 8월 의정연에게 정책제안을 하라는 공문을 받았을 뿐 이후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정책에 대한 내용을 받아본 적이 없다"라며 "정책제안서가 마련됐다면 초안을 공유하고 수정, 첨삭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만든 정책제안서는 7개의 아젠다로 이뤄져 있다. 7대 아젠다는 ▲지역의료 활성화로 고령사회 대비 ▲필수의료 국가안전망 구축 ▲공익의료 국가책임제 시행 ▲의료분쟁 걱정 없는 나라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건강한 나라 ▲보건의료 서비스 일자리 확충 ▲보건부 분리 등이다.
대개협은 이중 의료기관을 질병의 시기와 생애 전주기를 고려해 '초급성기-급성기-회복기-만성기'로 나누자는 방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직 의료계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고 특히 개원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폐기되거나 전면 수정돼야 한다"라며 "논란 많은 제안서는 즉각 폐기하고 원점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전 정책제안이라는 막중한 임무는 전체 의협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라며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구를 구성해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보다 폭넓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개협의 지적에 대해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협 기자단과 별도의 기자간담회까지 열고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시도의사회와 대의원회, 의협 상임이사회 토의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과거 어느때보다 많은 논의를 거친 결과물이라고 자신했다.
우 소장은 "새로운 제안은 항상 불안하다. 과거 의협의 대선 정책제안은 현안 위주로 창의적인 제안은 적었다"라며 "현재 의료전달체계는 작동하지 않고 있고 그대로 가면 일차의료는 죽게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논쟁을 기대한다"라며 "잘못된 생각은 고칠 의혐이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