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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약제로 변모한 SGLT-2, 급성~만성 '올인원'

발행날짜: 2021-11-29 05:45:56

미국심장협회, 엠파글리플로진 EMPULSE 3상 공개
EMPEROR-Preserved 하위 분석서 안정기 효과도 확인

유럽심장학회에 이어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에서도 SGLT-2 억제제는 단연 화두였다.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해 심장약과 신장약으로 영역을 넓힌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이 만성에 이어 급성 신부전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약물 임상 분야에서 최대 수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또 하나의 옵션은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급성 신부전 영역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등장은 엔트레스토는 물론 급성 신부전 적응증 확대를 위해 임상을 진행중인 SGLT-2 억제제 동일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과 향후 경쟁 및 비교가 불가피함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외 해열진통제 아스피린의 치매 치료제 확장 가능성 및 항생제 페니실린의 류마티스성심질환 예방약 가능성 등 미국심장협회 2021년 연례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연구들을 정리했다.

자료사진
▲엠파글리플로진, 급성 신부전까지 영역 확장

이번 학술대회에서 엠파글리플로진 관련 연구는 두 편이 선보였다. 급성 심부전에 대한 효과를 살핀 EMPULSE 3상 및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 중 좌심실박출률(LVEF) 50% 이상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분석한 EMPEROR-Preserved 하위 분석 결과다.

엠파글리플로진은 최근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거듭나면서 과연 급성 심부전에서도 효과가 있냐는 데 관심사가 집중됐다.

임상은 엠파글리플로진은 만성 HF 환자에서 심혈관 사망이나 심부전(HF)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지만 급성 HF로 입원한 환자에게 전하고 임상 결과가 개선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 LVEF와 당뇨병 상태에 상관없이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530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임상적인 안정화 후 환자는 매일 엠파글리플로진 1회 10mg(n=265)이나 위약(n=265)을 투여받았고 주요 결과는 90일간의 모든 원인에 대한 사망, HF 사건 발생 수, 첫 번째 사건 발생까지의 시간, 90일간의 삶의 질(캔자스대 심근병증 설문지(KCCQ)) 등으로 설정됐다.

분석 결과 엠파글리클로진 치료 환자는 위약에 비해 임상적 효익을 경험할 가능성이 36% 더 높았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원인 사망, 심부전 사건 발생 등 모든 영역에서 일관된 효용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아드리안 교수는 "이번 임상을 통해 엠파글리플로진 투약이 급성 신부전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체중이 더 많이 감소하는 것을 보았다"며 "매우 취약하고 아픈 환자 인구에서 안전상의 우려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엠파글리플로진 투약 시 입원 후 평균 3일 만에 안정화된 상황이 나타났다"며 "이는 해당 약제를 위급한 환자에게 일찍 투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심장협회 연례회의가 13일부터 15일까지 버추얼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같은 임상 결과는 엠파글리플로진이 향후 급성 심부전에 대한 표준 치료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엠파글리플로진 투약군에서 모든 원인 사망 또는 첫 번째 HF 사건 발생에서 위험비(HR)는 0.65로 위험이 약 35% 감소했다. 또 급성신부전 발생 위험은 투약군 대 위약군(7.7%, 12.1%), 심각한 이상 발생 위험(32.3%, 43.6%)을 고려하면 표준 치료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효과가 SGLT-2 억제제 전반에 걸친 계열 효과인지는 진행중인 새 임상 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수 있다.

다파글리플로진 성분을 대상으로 급성 HF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DRIGHT-AHF, 급성감소성 HFREF로 입원 중 안정화된 환자 대상 DAPA ACT HF-TIMI 68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 결과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엠파글리플로진, 급성부터 안정기까지 All in One

한편 EMPEROR-Preserved 하위 분석 결과도 이목을 끌었다.

하위 분석은 LVEF 50% 이상인 환자군만을 선별했는데 증상이 안정적인 환자들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이 임상적 유효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임상이었다.

보통 심부전 치료제 임상은 LVEF이 40% 안팎으로 증상이 악화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임상의 성공 여부는 엠파글리플로진이 심부전 급성부터 안정기 환자까지 전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척도였다.

임상은 1:1 방식으로 엠파글리플로진 10mg(n = 2997) 또는 위약(n = 2991)을 투약해 평균 26.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심혈관계(CV)사망 또는 HF입원 등 전체적인 사건 발생률은 엠파글리플로진이 13.8%, 위약이 17.1%이었다. CV 사망은 7.3% 대 8.2%(HR 0.91), HF 입원 8.6% 대 11.8%(HR 0.71)로 엠파글리프로진의 효용이 관찰됐는데 이는 2형 당뇨병 유뮤와 상관없이 유사했다.

엠파글리플로진 성분 제제 자디앙
LVEF을 기준으로 하위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사한 효용이 관찰됐다.

LVEF 50% 이상 환자에서 주요 연구 목표점 발생은 엠파글리플로진 대 위약이 6.7% 대 8.0%이고 LVEF 41~49%인 환자에서는 7.2% 대 10%로 나타났다.

총 HF 입원율은 LVEF 50% 이상 환자군에서 각가가 4.5% 대 5.7%, LVEF 41~49% 환자군에서 3.8% 대 6.5%였다.

다만 모든 원인 사망률은 LVEF 50% 이상 환자에서 6.1% 대 6.1%로 같았고 LVEF 41~49% 환자에선 7.7% 대 8.0%로 나타났다. 삶의 질(KCCQ)은 LEVF 여부와 상관없이 엠파글리플로진 투약군이 더 낮았다.

▲엠파글리플로진, 엔트레스토 대항마될까

EMPULSE 3상 결과로 엠파글리프로진이 급성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에 대항마가 될지도 관심사다.

엔트레스토는 만성 심부전뿐 아니라 급성 심부전 입원 후 안정화된 환자의 초기 치료제로도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바 있다.

PIONEER-HF 연구 결과, 급성 심부전 입원 후 안정화된 심박출계수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 엔트레스토를 조기 사용했을 때 에날라프릴 대비 우월한 임상적 혜택과 유사한 내약성을 보였다.

PIONEER-HF 임상은 엔트레스토 투약 후 4/8주 시점에서 심부전 바이오마커인 NT-proBNP 수치가 에날라프릴 대비 29% 감소했고, 8주간 사망, 심부전 재입원 등의 위험 역시 46% 감소했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올해 업데이트한 치료지침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급성 비보상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에서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후 엔트레스토를 초기 치료로서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