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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커스]역학조사부터 파견까지...공보의 수난시대

박양명
발행날짜: 2021-12-06 05:45:50

박양명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 이후 코로나19 환자, 특히 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급기야 일손이 부족한 상급종합병원에 공중보건의사 중 전문의를 파견했는데요. 중환자 진료 경험이 없는 인력으로 구성돼 현장은 오히려 혼란을 빚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임진수 회장에게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현재 공보의가 코로나19 현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요.

임진수 회장: 기본적으로 환자가 진단과 치료, 이후 모든 과정에서 관여하고 있다. 선별진료소부터 확진이 되면 들어가는 생활치료센터, 그 과정에서 역학조사. 질병 예방하기 위해서 예방접종센터 등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양명 기자: 특히 상급종합병원, 즉 민간병원 파견 문제가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민간병원 차출 문제는 사실 3차 대유행 때도 인력이 부족한 병원들이 요구를 했던 사안인데요. 이번에는 이게 실제 실행으로 이뤄졌습니다. 26일 정부 발표로 알려졌는데, 결정 과정에 대해 혹시 파악하고 계신게 있으신가요

임진수 회장: 과정이 충격이었다. 중수본과 상급종합병원장 긴급 회의가 있고 나서 지자체가 구두로 전문의가 상급종병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연락을 받았다. 대공협이 먼저 중수본 인력 관리팀에 문의, 확인했는데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보니 바쁘게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어느 선생님을 보낼지라도 공유해달라고 했더니 정해지면 공유해주겠다까지 이야기 되고 나서 그날 저녁에 지자체로 공문으로 파견 명령이 내려온게 됐다.

박양명 기자: 공보의 파견 문제는 이전에도 언급됐던 만큼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 중 하나였을텐데요. 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논의가 된 부분이 있나요.

임진수 회장: 급박한 상황에서 의사인력이 필요할 때 (공보의가) 가장 즉각적으로 가용한 인력이기 때문에 확진자가 증가하거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싶으면 예상을 한다.

조금의 언질이나 예상하고 대비하고 협조를 할 수 있게끔하는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는 게 충격인 상황이다.

박양명 기자: 인력을 요청한 병원의 숫자, 차출된 공보의 인력의 전문과목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임진수 회장: 중수본에서 지자체로 파견명령을 내린 총 50명 중 가장 많은 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12명, 성형외과 7명, 피부과 4명이다. 그밖에 안과, 직업환경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 실제 내과나 마취통증의학과와 거리가 있는 진료과다.

박양명 기자: 코로나 중환자 치료 경험을 그나마 해 본 전문과목은 내과 정도일텐데요. 정부 발표도 내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파견 인력을 구성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과 전문의가 한명도 없네요.

임진수 회장: 전국에서 파견 명령을 내린 50명 중 내과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상급종합병원은 훨씬 고도로 전문화된 전문과목에 따른 진료를 수행하는 곳인데 내과가 아닌 의사가 내과 영역 환자를 보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박양명 기자: 전체 공보의 중 내과 전문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임진수 회장: 3개 년차 모두해서 의사 1700여명 중 내과 전문의는 29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양명 기자: 29명이 이번 파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유는 뭘까요.

임진수 회장: 내과 전문의가 희소하기 때문에 22~23명은 이미 지방에 있는 병원이나 의료원에서 유일한 내과의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나마 가용 가능한 인력은 6~7명 정도일텐데 이미 어딘가로 파견을 가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양명 기자: 기본적으로 내과 전문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대공협과 먼저 파견에 대한 논의를 했더라도 대안이 있었을까요

임진수 회장: 자체적으로 추산해보고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생각도 했었다. 현실적으로 내과가 가용한 수가 아니더라도 그래도 그정도로 상황이 급박하다면 유관과, 중환자 치료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료과는 제안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박양명 기자: 인력 파견요청을 거절하는 병원들도 일부 있지만 공보의 파견은 이미 현재진형형입니다. 여기서 대공협이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임진수 회장: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뤄진 파견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자괴감이 드는 일이다. 전문의한테 인턴 업무를 시키는게 모욕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 어떤 전문의,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 한다면 급박한 상황에서 기여할 수 있는 인력이기 때문에 같이 논의할 수 있다.

박양명 기자: 코로나 환자 치료 인력이 없어서 공보의를 일선 상급종합병원으로 투입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정부의 개입이었고 이제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병원과 공보의가 해야하는데요. 아무래도 중환자, 내과적 질환 진료 경험이 없는 공보의가 파견됐는데 업무 조정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파악되는게 있나요.

임진수 회장: 인턴업무 시키는 병원이 있고, 처음에는 중환자 주치의를 맡으라고 했다가 현실적 이유로 어렵다고 하니까 중환은 아니라더로 준중증 환자라도 맡아달라고 하고 있다. 업무 조율 과정에서 협의가 잘 안됐더니 병원 입장에서는 손이 하나라도 아까운 상황이니 서류작업이라도 시키겠다, 추가 파견 인력이 오기전까지는 뭐라도 시키겠다는 병원도 있다.

모든 환자에 대한 당직을 3명이서 돌아가면서 서라고 하는 병원도 있었고, 공보의가 병원에 지원하러 간 것이지 업무를 대체하러 간 것은 아니다.

박양명 기자: 코로나 환자 치료에 투입을 위해선데, 병원입장에서 공보의는 이방인입니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 등에 대한 책임 문제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임진수 회장: 사고가 나면 누구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겠구나 하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병원에 파견을 보낼 때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까지 당연히 살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은 체계에서 일을 할 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했어야 한다. 생활치료센터에서는 면책에 대해 공문으로 시행한 바가 있다. 훨씬 위중한 단계 환자를 보게 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에서 굉장히 아쉬운 부분.

박양명 기자: 일은 벌어져야 하는데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네요. 끝으로 정부나 동료 공보의에게 하고 싶은말이 있으실까요

임진수 회장: 서로 논의가 됐으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박양명 기자: 네 잘 들었습니다. 정부의 주먹구구식 대응에 현장은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네요. 임 회장님 오늘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중증환자가 연일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보다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