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질환(GERD)의 경우 PPI 같은 제산제를 쓰면 상태가 좋아져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담즙, 췌장즙 등의 병합 문제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의정부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의 원인과 증상 또한 다양한 만큼 치료 시 약물뿐만 아니라 원인 치료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위식도역류질환자는 약 416만명으로 연령대와 상관없이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손 교수는 "소화기 질환은 보통 고령층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GERD의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며 "빈도로 치면 전체 인구의 10~15%사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임상현장에서는 그보다 더 높은 빈도로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GERD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쓰림과 위산 역류 증상이다. 가슴쓰림은 대개 명치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처럼 흉골 뒤쪽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을 말한다.
현재 주된 치료는 프로톤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이하 PPI) 제제를 통한 약물 치료로 최근에는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이하 P-CAB)가 새롭게 등장해 빠른 작용 시간과 식사와 무관한 복용시간 등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손 교수는 "아직 P-CAB이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PPI를 더 많이 처방하고 있다"며 "P-CAB은 옵션이 하나지만 PPI의 경우 하루에 2번 보험이 인정이 되는 경우 등 선택 옵션이 다양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PPI의 경우 식전 복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P-CAB은 식사 후에도 약물 효과가 거의 동등해 처방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약물치료시에 PPI 제제와 P-CAB 제제가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면서 쓰일 수 있다는 의미.
손 교수는 "PPI나 P-CAB을 모두 처방 해봐도 약제의 효능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며 "환자의 심리적인 요인과 복약 순응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그런 면에서 보험 적용을 통해 하루 2번 제산효과를 줄 수 있다면 환자에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손 교수는 환자를 위산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실시하는 산도 검사의 한계점을 언급했다.
산도 검사는 환자에게 코를 통해 센서를 달아 실제 위산이 식도로 역류되는지 24시간 관찰하는 검사지만 환자의 불편감과 수가적인 한계로 실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가이드라인에는 산도 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는데 실제 임상에서는 경영적인 이유나 환자의 불편감을 이유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인하거나 이를 꺼린다면 우선 약물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2주 정도 처방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즉, 완치가 아닌 조절의 개념으로 GERD를 접근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관리가 선행돼야 필요하지 않은 약을 굳이 복용하는 환자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손 교수가 GERD와 관련해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PPI 혹은 P-CAB을 사용해도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환자다.
손 교수는 "GERD 치료를 위해 PPI와 같은 제산제를 사용해 산도를 억제해도 개선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 담즙 등 알칼리성과 관련돼 문제가 병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적인 치료제와 다른 기전인 만큼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손 교수는 GERD 환자들이 치료제 처방 외에도 원인 치료를 위한 생활교정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GERD 환자들이 약을 먹고 나면 편해지기 때문에 원인 교정을 잘 안하려고 하지만 약을 평생 먹을 수는 없다"며 "증상이 좋아지면 그걸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을 막기 위한 생활습관 교정을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